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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진호 <대경대 예체능대 학장> |
19세기의 고민은 ‘신의 사망’에 있었고, 20세기의 고민은 ‘인간의 사망’에 있었다. 1956년 영국의 로열코트극장에서 초연된 연극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는 그 당시 독일을 중심으로 일어났던 로스트 제너레이션(잃어버린 시대)을 관통하며 ‘인간의 사망’에 분노하고 있었다. 극 속에서 성난 얼굴로 돌아보는 무례하고 장엄한 주인공 지미 포터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박탈감을 느끼던 세대의 분노와 저항정신으로 충만하여 ‘성난 젊은이’ ‘앵그리 영맨’ 세대의 표상이 된다.
나는 철학자는 아니지만 철학이란 ‘시대정신’을 알아내는 것인데, 21세기의 고민은 과연 무엇일까를 생각해 봤다. 그런데 놀랍게도 생각하면 할수록 ‘고민’ 대신 ‘행복’이 떠오르니 어찌하겠는가? 검증될 수 없는 얘기겠지만 나름대로 이 이유를 설명하자면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신은 죽었다’라고 하며 차라투스트라를 통해 초인 사상을 설파했다. 그는 또한 미래의 언젠가는 자신의 이런 사상에 무엇인가가 접목돼 세상을 바꾸게 되리라며 자신을 다이너마이트라고까지 표현했다.
이 예언적인 니체의 말이 사실이라면 어떨까 하며 그의 사상에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를 접목시켜 생각해 보았더니, 행복이 꽃피는 것처럼 느껴졌다. 니체도 소크라테스도 나의 이 얘기를 들으면 웃을 것 같지만 우리시대는 고민의 시대가 아니라 행복의 시대가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세대는 우리 윗세대가 겪은 것을 공부하다가 이유 없는 상실감에 빠졌던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 윗세대들과는 다른 방랑자가 되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쉬지 않고 가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 다음 세대는 우리처럼 되지 않기를 바라며 21세기인 지금은 행복의 시대임을 다각도로 인지하고, 우리처럼 어딘가 문득 서서 성난 얼굴로 돌아보는 사람이 되지 말고, 어디서든 ‘행복한 얼굴로 돌아보라!’고 부탁하는 바이다.
작년에 중국 정부에서 지정한 이상향 ‘샹그릴라’가 불타버렸다고 한다. 아마존 강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던 황금도시 ‘엘도라도’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샹그릴라와 엘도라도를 자기 자신 안에서 찾아내는 것이 바로 행복일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이 시대의 시대정신이다. 그래서 행복한 얼굴로 돌아보라, 행복한 사람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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