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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에는 보양식으로 개고기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언제부터 시작된 풍습인지 알 수는 없지만 조선 후기에 간행된 ‘동국세시기’에 ‘사기에 이르기를 진덕공 2년에 처음으로 삼복 제사를 지냈는데, 성 4대문 안에서는 개를 잡아 충재(蟲災)를 방지했다고 하였다’라는 기록을 보아 중국에서부터 시작이 되지 않았나 추측된다.
개고기 문화를 프랑스 여배우 브리짓 바로도가 야만적이라며 국제적으로 비난한 적이 있다. 왜 유독 한국만을 공격한 건지는 모르지만, 중국이나 일본을 비롯한 많은 나라는 물론 심지어 그의 나라 프랑스에도 개고기를 먹는 문화가 존재한 적이 있다. 브리짓 바르도의 발언이 문제가 되는 것은 개고기 문화가 옳으냐 그르냐를 떠나, 백인 우월주의적 사고를 밑에 깔고 남의 문화를 재단한 인종 차별주의의 다른 표현이었기 때문이다.
‘남의 제사상에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말라’는 속담이 있다. 지역에 따라 혹은 가풍에 따라 음식과 범절이 다를 수밖에 없으니 그 차이를 받아들이라는 우리 조상들의 가르침이다. 서로 간의 교류가 어려웠던 예전에는 구하기 쉬운 것을 재료로 했기에 지역마다 다양한 음식문화를 꽃피울 수 있었다. 전라도는 홍어, 경상도는 돔배기가 제사상에 오를 만큼 같은 나라 안에도 지방에 따라 다른 문화가 형성되었다.
무슬림은 돼지를 불경하게 여겨 먹지 않고 힌두교인은 소를 귀하게 여겨 먹지 않는 등 나라 간에는 더욱 다양하고 독특한 음식문화가 나타났지만, 이 또한 다른 관습과 종교에 따른 차이일 뿐 옳고 그름을 논할 수는 없는 일이다.
개는 먹거리가 부족했던 과거,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먹을 수 있고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영양보충원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사람들의 친구이며 반려동물로 인식이 바뀌어가고 있다. 그에 따라 복날의 보양식도 개장국 대신 삼계탕으로 대체되어가는 추세다. 이렇듯 문화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환경 변화, 필요에 따라 달라지고 바뀌어가는 것이다.
음식은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그 시대를 나타내는 문화이며 전통이다. 자신이 속한 문화에 아무리 긍지를 가졌다 해도 다른 문화를 일방적으로 매도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브리짓 바르도의 무례가 다문화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서로 다름을 이해하는 반면교사가 되었으면 한다.
이하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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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브리짓 바르도](https://www.yeongnam.com/mnt/file/201407/20140717.01019075215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