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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인테리어 소품이 없더라도 예술 작품이 하나둘 자리하고 있는 곳은 우아하고 품격이 달라 보인다. 그곳에서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게 되면 맛과 향이 두 배로 느껴지며 특별한 존재가 된 느낌이 든다.
그래서일까. 요즘 동네 구석구석에 카페와 식당이 많이 들어서고 있는데 화랑에서나 볼 수 있던 그림들이 이들 카페나 식당에 걸려 있는 경우를 간혹 접하게 된다. 아마 손님들의 문화적 수준이 그 만큼 높아진 이유일 것이다.
평소 집 근처에 자주 가는 식당이 있다. 주 메뉴가 칼국수인데 늘 사람이 붐빈다. 물론 음식이 맛이 있다. 하지만 인테리어도 일반 칼국수 집과는 조금 다르다. 벽 곳곳에 화가의 작품이 걸려 있다. 그것도 소품이 아니라 큰 작품들로 화랑처럼 전시되어 있다. 식사를 하면서도 그림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작품 감상을 하면서 식사를 하니 칼국수이지만 몇 만원짜리 스테이크가 부럽지 않다. 이처럼 그림이 걸려 있으니 식당의 품격은 물론 손님의 기분도 달라지는 것이다.
요즘 병원이나 의원에도 갤러리를 마련하거나 그림을 전시하는 곳이 많다. 환자들은 집처럼 포근한 정서적 안정을 얻는다. 예술을 이해하고 즐기는 의사라고 생각하니 의술에도 믿음이 간다.
호텔에 들어서면 높은 천장, 화려한 장식에 잠시 기가 죽어 옷매무새를 고쳐본다. 곳곳에 있는 예술품이나 그림 앞에는 경이로움으로 발걸음도 조심스러워진다. 그러나 벽면의 그림을 따라 감상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미술관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누구의 그림인지 궁금하여 그림 명찰도 자세히 들여다보고, 먼 이웃나라의 정취가 느껴지는 아련한 그림 앞에서는 여행을 가는 상상도 해본다. 그림을 따라 호텔 구석구석을 가다가 보면 평소에 보지 못했던 매장도 발견하고 신기해 하며 행복한 시간을 가진다.
이처럼 최근 예술이 우리에게 훨씬 가까이 다가온 듯한 느낌이다. 주위에 예술품이 전시된 공간이 많이 생겨 일상생활이 더욱 풍요로워진 것이다.
류시숙<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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