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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공인구 미운 오리새끼” 탁구대회 울상

2015-02-09

가격 비싸고 내구성은 하락…대회마다 300만원 더 들듯
기존 셀룰로이드 재질 공 “인체 유해” 대회 사용 금지

“새 공인구 미운 오리새끼” 탁구대회 울상
새 공인구 12개당 3만원
“새 공인구 미운 오리새끼” 탁구대회 울상
기존 12개당 1만8천원

“이제 탁구를 접어야 하나요?”

백승구 대구시탁구연합회(회장 박성호) 사무국장의 하소연이다. 최근 대구시 달서구 생활체육 탁구교실에서 만난 백 국장은 달력에 붙은 대회 일정표를 보며 연신 한숨만 내쉬었다. 탁구공 구입 비용이 지난해와 비교해 터무니없이 껑충 뛴 탓이다.

백 국장은 “올해 연합회가 주관하는 지역 대회만 10개가 넘고 전국규모 대회도 9개에 이른다”면서 “탁구공 가격이 오르면서 대회마다 많게는 300만~400만원의 탁구공 구입비용이 발생, 연간 손실 규모가 커 연합회 운영에도 지장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평범한 탁구공에 도대체 어떤 변화가 생긴 걸까. 올해부터 셀룰로이드 재질로 된 탁구공을 대회에서 쓸 수 없게 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탁구공 내부에 인체에 해로운 화학물질이 있고 조그만 스파크에도 불이 날 수 있다고 판단한 국제탁구연맹(ITTF)이 이달부터 치러지는 각종 대회에서 플라스틱 탁구공을 사용하라고 의무화시켰다.

탁구 동호인들은 ITTF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비싼 가격과 형편없는 내구성에 울상을 짓고 있다.

기존 셀룰로이드 재질 시합구 12개 기준 1타 가격은 1만8천원 선.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출시된 플라스틱 탁구공 1타 가격은 이보다 최대 1만원가량 비싼 3만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문제는 탁구공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국내 업체가 없다 보니 소비자들은 해외 메이커가 독점 공급하는 상품을 비싼 가격에 구입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나마 대구·경북에선 챔피언 등 2개 업체가 해외의 4대 탁구공 메이커로부터 직수입해 마진을 남기지 않고 보급하면서 2만원대에 구입이 가능하다. 반면 수도권 등 타지 동호인들은 3~4만원대 높은 가격에 울며 겨자 먹기로 구입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경산에 소재한 탁구용품 수입업체 대표 A씨는 “해외 업체들이 마치 담합이라도 한 것처럼 가격을 한꺼번에 올려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그만큼 비싼 가격에 탁구공을 살 수밖에 없다”면서 “생산에 드는 연구개발비용이 포함돼 가격이 올랐다고 하지만 판매자 입장에선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라고 말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공이 자주 깨지는 현상도 도마에 올랐다. 플라스틱 탁구공은 기존 공보다 지름이 0.5㎜ 정도 커졌다. 표면도 유리판처럼 매끈해졌다. 미세한 돌기가 있는 셀룰로이드 공과는 전혀 다르다. 이는 공과 탁구채의 마찰력을 줄여 회전량을 대폭 감소하게 만드는 효과를 불렀다. 무게는 같지만 같은 속도로 공을 상대에 보내기 위해선 힘을 더 줘야 하고, 그러다 보면 자연히 공이 더 자주 깨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성호 대구시탁구연합회장은 “생산업체들이 올해 말까지 소비자 불만 사항을 반영해 내년 생산분부터 개선하겠다고 해명했지만 탁구 동호인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이창남기자 argus61@yeongnam.com

■ 바뀐 탁구 공인구
구분 종전 공인구 새 공인구
도입 연도 1898년 2014년
재질 셀룰로이드 플라스틱
지름 39.5∼40.5㎜ 40.0∼40.6㎜
무게 2.7g 2.7g
특징 표면의 돌기 때문에 공의 회전량이 많음
매끄러운 표면이 공과 라켓의 마찰력을 줄여 회전량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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