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개국 8천명 참가 10일간 열전
세계랭킹 30위내 선수만 130여명
19개 일반종목 외 5개 군사종목도
3㎞ 고공강하 등 陸海空서 ‘전투’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군사 종목 가운데 하나인 고공강하 장면. |
개·폐회식과 육상 등 주요 경기가 열리는 메인스타디움. |
세계군인체육대회는 지구촌 군인들이 함께하는 스포츠 축제의 장이다. 국제군인스포츠위원회(CISM)의 이념인 ‘스포츠를 통한 우정’을 지향한다. 군인들이 무기를 내려놓고 스포츠를 통해 우정과 화합을 다지고 인류애를 되새기는 행사다. FIFA 등 단일종목 국제연맹을 제외한 종합 스포츠 대회 규모로는 올림픽(204개국)과 유니버시아드(167개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셋째로 큰 국제 종합스포츠대회다. 6회째를 맞은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는 참가국과 선수단, 종목 면에서 역대 최대 규모라는 기록을 깰 것으로 보인다. 건국 이래, 국군 창군 이래 대한민국에서 처음 열리는 대회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블록버스터급 스포츠 대전(大戰)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연합국 군인 간 상호우의를 다지기 위해 열린 친선체육대회가 세계군인체육대회의 모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전승국 군인들이 체육기구를 결성했으나 미·소 간 알력으로 와해됐다가 1948년 프랑스, 덴마크, 베네룩스 3국 등 5개국이 모여 ‘스포츠를 통한 우정’을 모토로 국제군인스포츠위원회(CISM)라는 공식 기구를 출범했다.
CISM는 1994년까지는 개별종목별 대회를 개최하다 1995년 이탈리아대회부터 올림픽처럼 종합스포츠경기로 확대해 4년 주기로 열고 있다. 현재 회원국은 133개국에 이른다. 대한민국은 1957년 그리스의 추천으로 21번째로 회원국으로 가입했고, 북한은 1993년 이름을 올렸다.
1995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제1회 대회 땐 84개국 4천17명의 선수와 임원이 17개 종목에 참가했다. 1999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개최된 제2회 대회에는 80개국 7천825명이 20개 종목에서 자웅을 겨뤘다. 지금까지 5차례에 걸쳐 열린 대회 중 가장 큰 규모였다.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에는 120여개국 8천여명이 24개 종목에서 실력을 겨룬다. 참가국과 선수단, 종목에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군인이지만 참가 선수들의 수준도 만만치 않다. 국군체육부대는 “이번 대회 엔트리를 자체 분석한 결과 세계랭킹 30위권 안에 드는 선수가 130여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국군체육부대 소속인 남자 유도 국가대표 이승수와 여자사격 국가대표 음빛나 등이 출전해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고명현 국군체육부대장(준장)은 “육(陸)·해(海)·공(空)을 넘나드는 전 세계 군인들의 ‘블록버스터급 스포츠 대전(大戰)’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수전 방불케 하는 군사 종목
이번 대회는 육상, 사격, 축구, 농구 등 익히 알려진 19개 일반 종목에 이어 5개 군사 종목 경기도 치러진다. 군사 종목의 경기장은 땅과 물, 하늘 그 자체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의 대회에선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함을 관중에게 선보인다.
종목은 △육군5종 △해군5종 △공군5종 △오리엔티어링 △고공강하다. 군인만의 특성을 살려 스릴과 볼거리를 더한다.
고공강하는 1만피트(약 3㎞) 상공의 항공기에서 뛰어내려 몸을 회전하는 묘기 등을 선보인 뒤 낙하산을 펼쳐 착지하는 아찔한 종목이다. 4명이 단체로 낙하해 손을 맞잡고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포메이션’ 종목도 볼거리다.
오리엔티어링은 산에서 지도와 나침반만 들고 지정된 목적지를 빨리 찾아가는 경기다. 육·해·공군 5종 경기에 공통적으로 포함된 장애물 달리기는 약 10m 간격으로 설치된 장애물 20개(여자는 16개)를 통과하며 500m를 주파한다.
물 위에서 보트를 타고 쏟아지는 미션을 수행하는 ‘함’ 운용술과 50m 수영 후 수중 3m 아래로 내려가 익수자 모형을 꺼내는 인명 구조 수영(해군 5종), 고도 600피트(약 183m)에서 40분간 훈련기를 타는 비행 경기(공군 5종) 등도 손에 땀을 쥐게 한다.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조직위 관계자는 “군사 종목은 특수전 정예요원의 실전훈련을 바탕으로 설계된 경기여서 흥미진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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