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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팔공산 구름다리 설치 재고해야

2017-06-21
[기고] 팔공산 구름다리 설치 재고해야
성상희 변호사 (생명평화아시아 추진위원장)

얼마 전 팔공산을 찾을 기회가 있었다. 긴 시간 산행은 아니었지만, 식물생태학자의 해설과 함께한 팔공산 산행은 깊이 생각할 거리를 주었다.

팔공산은 오래전부터 많은 대구시민이 즐겨 찾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환경훼손도 늘어나고 있다.

동화사 부근에서 시작해 해발 820m 신림봉까지 이미 케이블카가 설치돼 있으며, 칠곡·영천·군위 등을 끼고 있는 팔공산 인근에도 음식점 등 많은 시설이 들어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인간이 산허리를 나날이 잠식해 가고 있는 상태다. 그런데 이에 더하여 이제 대구 쪽에서 케이블카에 이어 구름다리라는 대형 구조물을 설치하려 한다고 한다. 구름다리를 추진하는 대구시 측은 구름다리 설치로 더 많은 탐방객이 찾아오고 팔공산이 명소가 돼 수익도 많이 올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연 그러한지, 그리고 탐방객이 많이 찾아오도록 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살펴보자.

일단 구름다리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정도의 토목공사가 필요하다. 길이 230m, 폭 2m의 다리를 양쪽 끝부분의 두 다리발만으로 지탱하는 현수교를 세우는 것이니 그 다리발은 거대한 다리를 지탱하기 위해 상당한 규모가 돼야 할 것이다.

대구시가 제시한 기본계획을 보면 케이블카 정상부에 휴게시설과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 과정에서 주변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그 피해가 어느 정도일지는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확인돼야 할 것이지만, 벌써부터 대구시 등 사업추진 주체나 찬성하는 그룹에서는 환경영향평가의 대상이 아니라는 말을 흘리고 있다.

구름다리 설치로 등산로를 다니는 산행객의 수가 줄어들어 오히려 생태계를 보호할 수 있다는 반대논리도 있다.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궁극적으로는 인공구조물이 들어서면 사람을 더 불러 모으게 되고 결국 산을 훼손하고 파괴하는 데 일조할 것이다. 즉 생태계에 해악이 되지 득이 될 수는 없다.

직접 생태계 파괴가 어느 정도 규모인지도 중요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사람이 발로 산을 오르는 힘든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인간이 만든 기계에 의지해 힘들이지 않고 오르내리도록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자연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것인가라는 점이다.

산에 도로를 닦거나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는 사람들은 산은 사람들이 찾아가라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또 길을 닦고 길을 닦기 어려운 곳에 케이블카를 설치해 접근성을 높임으로써 시민들에게 편의제공을 하는 것이 지방자치단체의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할 것이다.

팔공산의 경우 케이블카 종점 신림봉에서 낙타봉까지 연결하는 구름다리가 완성되면, 그리고 그 덕택으로 팔공산을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산을 개발해 이익을 보는 사람들은 또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이제 동봉 정상까지 구름다리로 연결하면 더 많은 관광객이 올 것이고, 대구시의 수입이 늘고 팔공산은 유명 관광지가 될 것”이라고.

결국 팔공산은 정상까지 사람이 거의 걷지 않고 기계에 의존해 올라갈 수 있는 놀이터가 될 것이다. 또 전국의 모든 산은 케이블카나 구름다리 등 인공 구조물의 천국이 될 것이다. 산을 찾아가는 사람은 늘어날 것이지만 그 방문자들은 힘들게 산을 오르내리는 수고를 들이지 않으니 산을 오르는 진정한 기쁨을 알지 못할 것이다. 산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는 만큼 산은 조금씩 훼손당할 것이고, 산속에 살아가는 동식물은 고통을 받고 그 서식처를 잃게 될 것이다.

자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다. 산과 강은 이 지구와 지구 위의 모든 생명에게 신이 준 선물이다. 그 선물은 인간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내 것이 아닌 것을 마음대로 쓰겠다고 하는 것은 도둑의 심보다. 그 소중한 선물을 함부로 다루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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