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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도 인종도 무의미…디지털공간속 또다른 '나'로 산다

2022-01-14 08:00

[NFT와 메타버스,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2) 메타버스, 인간의 정의를 바꾸다-김상균 강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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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나'인 아바타로 회사에 출근하고 학교에 가고, 가수로 데뷔하는 세상이 열렸다. 인간이 마치 신처럼 자신의 아바타를 창조하고, 이 아바타가 시공간을 초월해 자체적으로 활동하는 세상이 왔다. 국적과 인종이 의미가 없어지는 세상이다. 메타버스는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미래 디지털 사이언스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인 김상균 강원대 산업공학과 교수와 지난 12일 인터뷰를 했다.

사이버 세상선 아바타로 활동
시공간을 초월한 삶의 새방식
메타버스 덕에 NFT도 활성화
플랫폼 '오픈시' 시장 규모 15조원

메타버스, 지역간 격차해소 도움
다문화 등 사회문제 해결도 기대
美선 선거에 활용 청년 관심유도
이미 일상생활에서 영향 크지만
국내 기업 수준은 아직 중하위권
글로벌 플랫폼 네이버 제페토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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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란 새로운 패러다임

메타버스란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상을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을 초월한 새로운 가상 세상을 뜻한다.

김상균 교수는 메타버스를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다"라며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정의가 불가능하다. 큰 틀에서 보자면 사람이 살아가는 시공간을 초월한 디지털화된 생활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사람에 대한 관점도 바뀐다. 김 교수는 "내가 아바타로 만들어지고 AI를 활용해서 아바타가 자체적으로 활동하게 된다"라며 "인간이 마치 신처럼 자기 생명을 연장하거나 새로운 생명체를 찍어낸다는 의미도 된다. 인간에 대한 관점이 바뀔 수밖에 없다"라고 전망했다.

국가란 개념도 약해진다. 김 교수는 "한국에 있는 사람이 미국의 플랫폼에서 활동을 하게 되니 국적의 의미도 없어진다"라며 "물리적으로는 한국에 있으면서 미국의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도 있다. 이런 아이들은 시간이 지나면 국적이나 인종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NFT와 메타버스는 상보적 관계

특히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토큰)와 메타버스는 상호보완적 관계다.

김 교수는 "메타버스 덕분에 NFT가 활성화된 것"이라며 "메타버스가 또 다른 하나의 세상이다 보니 그 안에 다양한 물건이 있고 이를 NFT가 소유권을 증명해 줘서 가치가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타버스란 가상의 공간에서 각자가 NFT로 소유권이 증명된 물건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지난해 세계 최대 NFT 마켓 플레이스인 오픈시(Open Sea)의 플랫폼 시장 규모가 15조원을 돌파했다. 카카오의 경우 한 분기 3천억원으로 올해는 1조원이 넘을 것"이라며 "전체 플랫폼 시장 규모는 집계가 안 될 정도로 크다"라고 강조했다.

◆메타버스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

메타버스에서 활동하는 개인 크리에이터도 늘고 있다. 김 교수는 "원래 직업이 미술 교사라고 가정했을 때 오프라인에서 전시관을 찾기 어려워 미술품을 전시하기 힘들 경우 메타버스 갤러리에 전시할 수 있다. 또 이를 NFT 마켓에 올려서 팔 수도 있다"라고 했다.

아이돌로 데뷔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김 교수는 "메타버스 상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돌로 데뷔한 경우도 있다"라며 "지난해 말 방송에는 한 번도 나온 적이 없고, 메타버스 공간 내에서 아바타로 데뷔한 사람이 데뷔 6개월 만에 벅스 차트에서 음원 차트 1위, 멜론에서 5위까지 올라갔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자신만의 콘텐츠를 활용해 각종 사업을 벌일 수 있는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메타버스 시장은 향후 5년 이내에 글로벌 시장에서 최소 300조원 이상의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버스 세상서 도태되는 이들

디지털디바이드(정보격차)처럼 메타버스 디바이드(메타버스로 인한 정보격차) 현상도 우려된다. 실제, 인터넷 사이버 세상의 문제들이 메타버스로 옮겨가는 문제에 대한 우려는 이미 제기되고 있다. 집단 따돌림과 같은 사이버 블링이나 프라이버시 침해, 성희롱 등 다양한 문제점들이 충분히 예상되고, 심각한 이슈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김 교수는 "메타버스가 향후 대세가 되는 상황에서 결국 도태되는 사람들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라면서도 "하지만 시장은 결국 경제 논리로 움직인다. 도태되는 사람들이 있더라도 시장은 메타버스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타버스 디바이드로 인한 사회ㆍ경제적 격차 발생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며, 이에 대한 중장기적인 대응책 마련을 위한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란 의미로 풀이된다.

◆균형 발전에 메타버스 활용 가능

다만 지역 간 격차 해소에 메타버스를 활용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수도권에서 활동하기 힘든 지역 미술가들이 최근 메타버스를 통해 NFT 미술 시장에 진출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라며 "무엇보다 지방 정부들이 연합해서 서울보다 더 큰 도서관을 만들 수도 있다. 여러 지자체가 연합해서 메타버스를 활용한 인프라를 만든다면 균형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타버스를 통해 사회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메타버스를 활용해서 학교를 만들거나 공부를 할 수 있다. 또 AI(인공지능) 아바타 직원이 일하는 도서관을 만들게 되면 교육 격차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아바타를 활용하면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선입견을 해소할 수 있다. 인종이나 다문화 같은 사회적 편견 해소에도 활용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에서도 선거 때 메타버스를 활용해 젊은 층의 관심을 유도했던 사례도 있다"라며 "국내에서도 메타버스를 잘 활용한다면 세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의사소통의 장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내 메타버스 수준은 중하위

국내 기업들도 다양한 시도에 나섰다. 김 교수는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는 2억5천만이란 유저를 보유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제페토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일상적인 놀이와 관련된 활동이 중심이다 보니 최근 교육·업무와 관련된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카카오 역시 접근성이 편한 '세컨 블록'이란 비슷한 성격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들었다. 김 교수는 "한 가지 방식이 전체 시장을 장악할 수 없으니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뭐가 주류가 될지 지켜보는 것일 수도 있다"라며 "한 기업이 여러 성격의 플랫폼을 동시에 운영할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국내 메타버스 수준은 중하위권이란 비판도 나왔다. 김 교수에 따르면 메타버스 산업은 '접속기기-플랫폼-데이터 센터'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접속기기나 데이터 센터를 제작·보유하고 있는 국내 기업은 없다. 글로벌 플랫폼은 네이버의 제페토가 유일하다.

김 교수는 "한류 콘텐츠가 해외에서 인기가 많으니 좋은 콘텐츠를 공급하는 것에 주력하는 것도 굉장히 좋은 전략"이라며 "우리가 플랫폼을 장악하면 좋겠지만 우리의 콘텐츠로 다른 플랫폼에서 사업을 펼치는 전략도 나쁘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김상균 교수

△강원대 문화예술공과대학 산업공학전공 교수 (정교수)△연세대 인지과학 박사△게임문화재단 이사△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자문교수 △강원도인재개발원 자문교수△삼성인력개발원 자문교수 △삼성청년소프트웨어아카데미 자문교수 △SK mySUNI 자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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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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