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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와 호남 '약해진 결집력'... 여야 상태 텃밭 얼마나 공략하느냐에 대선 승패

2022-02-13 21:03

역대 대선 득표율과 지역구도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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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설 명절인 지난 1일 경북 안동시 안동김씨 화수회를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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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2일 오전 전북 전주역에서 공약홍보 '열정열차' 탑승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과거 대통령 선거는 TK(대구·경북)와 호남(광주·전남·전북) 중 어느 쪽이 더 결집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렸다. 하지만 이번 대선 분위기는 예년과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TK와 호남의 결집 정도가 약하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양당 후보들이 각종 의혹으로 지지층의 신뢰를 잃었고, 젊은 세대가 지역주의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이면서 전통적 지지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며 "더욱이 연고가 TK나 호남과는 전혀 상관없는 후보들이 나오면서 결집을 설득할 명분도 그만큼 약해졌다"고 분석한다.

이 때문일까. 더불어민주당은 TK에서 25% 이상을, 국민의힘은 호남에서 20% 이상의 득표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한다면 상대 텃밭에서 역대 최고치의 득표를 기록하게 된다. 실제 양당 후보 모두 상대편 텃밭인 TK와 호남에 적잖은 공을 들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고향이 경북 안동이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죽어 묻힐 고향'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대구·경북에 대한 무한 애정을 표현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지난 12일 공약 홍보 열차인 '열정 열차'를 타기 위해 전주역을 찾아 "철 지난 이념으로 편가르기를 하고, 오로지 갈라치기로 선거에서 표 얻는 정책만 남발하다 보니까 나라의 근간과 기본이 무너졌다"며 "호남은 특정 정당이 수십 년을 장악해 오면서 좋은 말을 많이 해왔지만 되는 게 한 가지나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지역 구도 타파를 강조했다.

과거 대선은 대체적으로 보수와 진보진영 정당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TK와 호남을 중심으로 한 지역대결 구도 성격이 강했다. 대표적인 것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두 전직 대통령 모두 자신의 텃밭인 호남(94.72%)과 TK(80.48%)에서 두 번 다시 얻기 힘든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됐다.

시간을 제13대 대선으로 돌려보자. 당시 민주정의당 노태우 후보는 호남에서 평균 9.85%로 예상 밖의 높은 득표율을 보인 반면, 평화민주당 김대중 후보는 TK에서 2.48%의 초라한 득표율을 보였다. 결국 노태우 후보가 전국 득표율 36.64%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물론 당시에는 3김(김대중·김영삼·김종필)의 동시 출마로 표 분산에 따른 이득을 노태우 후보가 누린 측면이 있다.

반면 TK와 호남을 중심으로 한 지역 구도가 흔들릴 때도 있었다. 바로 14대 대선이었다. 당시 민주자유당 김영삼 후보는 호남에서 4.27%의 초라한 득표율을 기록했다. 반면 민주당 김대중 후보는 TK에서 8.8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비록 전체 득표율(41.96%)에서 김영삼 후보에게 패하긴 했지만 김대중 후보의 당시 TK에서의 득표율은 선전한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이때는 두 가지 큰 변수가 있었다. 하나는 김영삼 후보가 자신의 텃밭인 부산(73.34%)과 경남(72.31%)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통일국민당 정주영 후보가 캐스팅 보트 지역이던 대전(23.26%), 충북(23.87%), 충남(25.24%)에서 김대중 후보의 표를 나누어 가진 점이다.

15대 대선에선 호남의 강력한 결집력이 위력을 발휘했다.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호남에서 3.32%로 최악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는 호남에서 압도적 득표를 한 데 이어 TK에서도 13.1%로 마의 10%대를 가뿐히 넘어선 덕분에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당시 두 후보 간 격차는 39만557표에 불과했다. 김대중 후보가 TK에서 37만6천979표를 받은 것을 감안하면, 상대 텃밭의 표를 빼앗아 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16대 대선도 상대 텃밭을 얼마나 잠식하느냐가 승패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호남에서 4.92%의 득표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TK에서 무려 20.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또 노무현 후보는 호남에서 93.37%라는 경이적 득표율을 기록했다.

집토끼와 산토끼를 모두 잡는 것이 '대선 필승 카드'라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두 후보 간 득표율 차이가 불과 2.33%(57만980표)로 '박빙의 승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TK와 호남의 높은 지지율이 왜 중요한지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17대 대선에서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호남에서 8.99%를 기록한 반면 대통합민주당 정동영 후보는 TK에서 6.4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당시 이명박 후보는 TK를 기반으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13대 대선 이후 1·2위 간 지지율 격차가 가장 큰 선거로 기록됐다.

18대 대선도 집토끼와 산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TK에서 19%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당시 박근혜 후보는 호남에서 10.5%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는 보수정당 후보 중 유일하게 호남에서 10%의 벽을 넘어선 첫째 사례다. 뿐만 아니라 박근혜 후보는 TK에서도 80.48%라는 경이적인 득표율을 보였다. 당시 전국 득표율에서 두 후보 간 득표율 차이는 3.53%(108만496표)에 불과했다. 박근혜 후보가 TK에서 264만2천953표라는 압도적 득표를 받지 못했다면 대선 승리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상대편 텃밭 공략의 중요성은 19대 대선에서도 여실히 입증됐다. 19대 대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홍준표·안철수·유승민 등 후보 난립으로 보수진영의 참패가 예상된 선거이긴 했지만,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TK에서 무려 21.7%라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대권을 거머쥐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2명을 합친 호남 득표율은 4.8%에 불과했다.

이제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23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선은 '영호남 텃밭'이 옛말이 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을 향한 호남의 지지와 국민의힘을 향한 TK의 지지가 과거보다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지역 구도를 자극하는 선거전이 펼쳐지고, 또다시 TK와 호남 지지율이 결집하겠지만 과거와 같은 강력한 힘은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며 "하지만 상대 텃밭인 TK와 호남에서 얼마나 많은 표를 빼앗아 오느냐는 여전히 대선 승리의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번 대선이 지역 구도를 뛰어넘어 거대 양당 모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상대 텃밭에서의 최고 득표율을 기록하는 대선이 될지 정치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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