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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천문학적 예산 투입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 부실한 관리 '도마 위'

2022-05-05 17:14

표지판 명칭도 제대로 하지 않아 곳곳에 '입간판'...급정차 등 사고 위험
일부 명칭 오기에 헷갈리는 IC 명칭으로 운전자들 '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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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에서 경부고속도로로 합류하는 칠곡분기점에는 '북대구IC·금호JCT' 방향을 안내하는 별도 표지판이 줄지어 설치돼 있다. 손정섭 수습기자.

1조5천억 원을 투입해 최근 개통한 대구4차순환도로 신설구간(700번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이 갓길 협소 등의 문제(영남일보 5월2일자 7면 보도)가 불거진 가운데 교통 표지판 또한 제대로 설치·관리되지 않아 운전자들의 안전운전을 위협하고 있다.

이달 1일로 개통(3월31일) 한 달을 넘긴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 곳곳은 당초 교통 표지판 명칭을 제대로 표기하지 않아 별도 입간판을 세워 진입로 등을 안내하면서 일반 국도 보다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부 구간에선 명칭을 오기(誤記)하는 경우까지 발생하면서, 급정차 하는 등 운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2일 경부고속도로와 합류하는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 칠곡분기점 입구에는 '북대구IC·금호JCT' 방향을 안내하는 흰색 바탕의 간이 표지판이 줄지어 설치돼 있었다. 교통 표지판이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를 그대로 이용할 경우 '동대구'로, 경부고속도로로 갈 경우 '대전·부산'으로 표기돼 운전자들이 혼선을 빚자, 임시방편으로 마련해 놓은 안내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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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에서 경부고속도로를 연결하는 도로에 간이 교통 표지판이 언덕 위에 위태롭게 설치돼 있다.손정섭 수습기자.


칠곡분기점에서 부산방향 경부고속도로 빠지는 인터체인지에는 이 같은 임시 입간판 4개 나 설치돼 있었다. 임시 입간판은 얇은 철골로 제작돼 돌풍 등 자연재해로 인한 사고의 위험까지 높아 보였다.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를 처음 이용했다는 김모(65·대구 동구)씨는 "고속도로가 개통된 지 한 달이 넘었는데, 아직도 공사 중인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관리 상태가 미흡하다"며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도로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불명확한 명칭 표기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 종점인 율암나들목(IC)에서 파군재IC으로 향하는 도로 위엔 '대구공항'이라는 교통표지판이 연이어 나타났다. 대구국제공항이라는 정식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주변 일반 도로와 달리, 유독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에서만 '대구공항'이란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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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국제공항'이라고 표기된 대구시내 일반도로와 달리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에는 '대구공항'으로 표기돼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출퇴근 시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 이성일(54·대구 동구)씨는 "대구국제공항은 김해국제공항과 더불어 영남권 유일의 국제공항인데, 대구공항이라고 쓰여있는 교통표지판을 보면서 매일 출퇴근 하니 기분이 썩 좋지 않다"며 "한글 표기야 그럴수도 있다고 하겠지만 영어 표기까지 축약해 기록한 걸 보면 오해 소지가 다분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일부 운전자들은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 구간별 명칭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특히 이시아폴리스와 봉무·검단산업단지가 인접한 파군재IC는 대표적인 '착각' 표지판으로 꼽힌다.
운전자 박모씨는 "서변IC에서 이시아폴리스 방면으로 가는 운전자들 중 일부는 파군재IC에서 빠지는 걸 몰라 6㎞ 정도 떨어진 둔산IC를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며 "역사적인 명칭도 좋지만, 일반인들에게 익숙한 실용적인 단어를 표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호국로(국도)와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가 만나는 국우터미널 인근은 운전자들에 혼란을 주고 있는 대표적인 구간이다. 내비게이션 안내에 따라 서변IC에서 갈라지는 지점을 오인해 고속도로로 진입하는 경우가 적지않게 발생하고 있다.

교통 안전 표지판의 쏠림 현상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일부 구간에는 교통 안전 표지판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설치돼 있는 반면, 꼭 필요한 지점에는 없는 경우가 있어서다. 실제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 초입인 달서IC 입구는 급커브 구간이지만 속도 제한을 제외하곤 별다른 주의 표시가 없다. 교통 안내 표지판은 도로 이용자의 도로 안전을 위해 일관성 있고 통일된 방식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주의표지, 규제표지, 지시표지, 보조표지, 노면표지 등 종류나 양식을 도로교통법에 맞춰 설치해야하지만 운전자들 중심으로 미흡하단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교통 표지판 등 시설물 관리는 운전자 주관에 따라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는 교통안전시설물 설치 메뉴얼에 따라 올바르게 설치됐다"며 "교통 표지판은 운전자에게 방향을 알려주는 것이 목적인 만큼, 이정표에 쓰인 표기 역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다"고 해명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손정섭 수습기자 mys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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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 기자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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