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속도 80km→60km→50km'로 갑자기 급감
'안전속도 5030' 적용 뒤 사고 30% 더 늘어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 달서방면 서변IC는 고속도로와 일반도로가 직접적으로 만나는 도로임에도 최고 속도 제한을 제외하곤 별다른 안전대책 문구가 없어 사고 위험이 높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
고속도로와 고속도로 사이에 위치한 대구 북구 호국로에 적용된 '안전속도 5030'을 두고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다.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 서변IC와 동명·동호IC 사이에 위치한 호국로 일부 구간은 별도의 나들목(IC)이 없어 운전자들은 고속도로에서 일반도로로 진입한다는 인식을 못 한 상황에서 제한속도만 시속 80㎞에서 60㎞, 이어 50㎞로 급격히 줄어들어 도로 주행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설명한다.
특히 해당 구간은 제한속도 안내 표지판을 제외하곤 별다른 안전 문구나 대책이 부족해 적지 않은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별도의 램프 구간을 둬 자연스러운 도로 변경을 유도하는 다른 IC와 달리, 유독 이 구간만 일반도로인 호국로로 바로 이어진다. 진입한 뒤 불과 1∼2분 사이 국우터널을 지나면 제한 속도는 시속 50㎞까지 낮아진다.
이곳으로 출·퇴근하는 한 운전자는 "고속도로에 맞게 탄력적으로 주행하다 갑자기 제한 속도가 시속 20㎞ 뚝 떨어지니 멀리서부터 제동을 걸 수밖에 없다"며 "터널을 지나면 내리막임에도 불구하고 제한속도는 다시 10㎞ 더 낮아져 주행 탄력성 하양은 물론, 늘 사고 위험에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호국로는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고속도로 사이에 낀 일반도로가 됐다. 대구외곽순환도로 개통 전까지는 대구의 간선도로 역할을 하며 제한 속도 시속 70㎞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대구 전역에 안전속도 5030 캠페인이 시작되면서, 제한 속도가 시속 60㎞로 조정됐다. 직선으로 연결되는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와 비교해 제한속도가 20㎞나 더 낮게 조정된 것이다.
고속도로 운행에 따른 운전자 피로가 누적된 상황에서 일반도로와 바로 접하는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의 구조적 특성을 고려하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순환도로의 도입 목적인 연속류 기능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일부 구간에 한해서라도 속도 변경이 필요하단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따라 호국로에 적용된 안전속도 5030의 실효성 역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호국로는 고속도로 사이에 낀 일반도로여서 안전속도 5030 적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안전속도 5030 도입 전·후 호국로의 교통사고 건수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SS) 분석에 따르면 현재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 서변IC에서 50사단 앞 학정삼거리까지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2020년 16건에서 5030 정책이 시행된 지난해 21건으로 오히려 5건 늘었다.
교통 전문가들은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의 연속성을 위해 호국로의 제한속도를 안전속도 5030 이전인 시속 70㎞ 수준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대구 성서초등 앞 어린이보호구역 내 제한 속도를 달구벌대로(제한속도 60㎞)에 맞춰 기존 30㎞에서 50㎞로 조정한 것과 같이 인접 도로와의 '키 높이'를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통전문가는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와 호국로의 제한속도가 하나의 도로처럼 일치해야 본래 순환도로의 연속성을 기대할 수 있다"며 "과거 순환도로의 실패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문제점을 하나씩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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