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소셜미디어서 "해낼 자신 없으면 국회의원직 내려놓으라"
김용판 의원 "포퓰리즘 정책이 초래한 상황 사과하는 게 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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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전 대구시장. 영남일보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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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용판 대구시당 위원장. 영남일보DB |
권영진 전 대구시장이 대구시 신청사 건립 문제에 뛰어들었다. 신청사 건립 지연 책임을 자신에게 돌린 김용판 의원(대구 달서병)에 대해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권 전 시장은 23일 소셜미디어에서 김 의원을 향해 "참으로 무능하고 비열하다"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부지를 일부 매각해서라도 대구시 신청사 첫 삽을 떠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전임 시장이 마스터플랜을 짜고 치밀하게 움직였어야 했는데 그런 게 없었다. 코로나19 상황이 어렵더라도 기금을 빼 쓰면 안 됐다. 그게 명분을 준 것 아니냐"고 했다.
권 전 시장은 '김용판 의원에 엄중 경고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숙원사업을 성공시켜야 할 책무는 지역의 국회의원인 김용판 의원에게도 있다. 그런데 그간 제대로 된 노력은 게을리하다가 느닷없이 부지 일부를 팔아서 건립하는 방안에 찬성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그 책임을 퇴임해서 물러난 전임 시장에게 돌리는 것은 참으로 무능하고 비열한 행동"이라고 쏘아붙였다.
또 "도대체 믿기지 않는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의 합의와 달서구민 대상 여론조사를 명분으로 삼는 것은 본인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탈출구는 될지언정 지역발전을 책임져야 할 국회의원으로서 올바른 처신은 아니다"라며 "해낼 자신이 없거나 하기가 싫으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는 편이 올바른 길임을 명심하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도 가만있지 않았다. 김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저의 기자회견에 대한 권 전 시장의 반응은 한마디로 '한심하고 안타깝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맞섰다.
김 의원은 "권 전 시장 때 신청사건립기금으로 조성된 1천765억원 중 1천370억원을 대구시민 모두에게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지급하면서 홍 시장에게 '지을 예산이 없어 못 짓는다'는 명분을 줬다고 한 게 전부다"라며 "기금 전용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이 당연히 대구시에서 수립하고 마련해야 하는 마스터플랜과 예산 조달 방법을 국회의원인 김용판이 하지 않았다고 의원직을 내려 놓으라고 하며, 저를 향해 '경고'한다고 하는 작태는 내로남불의 극치다"고 주장했다. "본인의 포퓰리즘 정책이 초래한 이 상황에 대해 대구시민께 진정성 있게 사과하는 것이 최우선 도리"라고도 했다.
지역 정치권 일각에선 권 전 시장의 대응이 차기 총선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직 국회의원에 대한 비판을 통해 정치적 존재감을 높이는 전략적 행보라는 관측이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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