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친윤 vs 비윤 갈등 재점화되나

유승민 "대통령 독점하는 윤석열 사당"

김재원 "유승민 지분 사라졌다는 의미"

조수진 "이준석계 빼고는 접점 찾을 수 있어"

장예찬 "이준석이 천아용인 망쳐"

유승민 전 의원. 영남일보DB

국민의힘 김재원 신임 최고위원. 영남일보DB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불거진 친윤(親尹)계와 비윤(非尹)계의 갈등이 재점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김기현 신임 대표가 '대통합'과 '원팀'을 강조했지만, 친윤계 지도부와 비윤계 인사들의 접점을 찾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전당대회 결과를 놓고 친윤계와 비윤계의 평가가 사뭇 달라 통합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표적 비윤계 인사인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8일 SNS를 통해 "지난 8개월 동안 윤석열 대통령은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말살해 마침내 국힘을 대통령 1인이 독점하는 '윤석열 사당'으로 만들었다"고 쓴소리를 했다. 또 "행정부 책임자인 대통령이 입법부인 여당 의원들 위에 군림하는 것은 삼권분립을 파괴하고 폭정의 길을 여는 것"이라며 "오늘부터 공천 협박이 사실상 시작되고 민주 정당의 건전한 경쟁과 비판의 목소리는 듣기 힘들 것이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아무리 당을 지배해도 국민 마음까지 권력으로 지배할 수 없다"며 "오늘 이 순간부터 국힘이 가장 두려워 해야 할 것은 권력의 오만을 용납하지 않는 민심이다"라고 했다.

반면, 친윤계 신임 지도부는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비윤계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유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유 전 의원의) 자기 지분이 사라졌다는 의미인 것 같다"며 "탄핵 사태를 거치면서 오늘까지 이르는 과정에서 유 전 의원이 보여준 태도는 우리 당에 대한 애정이 없이 오로지 자신의 영향력을 넓히려는 정치 활동만 있었다는 평가도 많다"고 했다. "당원들의 냉정한 판단도 있다는 점을 스스로가 돌이켜봤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또 친이준석계인 '천아용인' 4명의 후보가 모두 낙선한 것에 대해 "지극히 정상적인 결과다. 항상 15% 정도 지지가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어떤 선거에도 15% 정도 얻는 후보자는 많이 나타날 수 있다"라며 "이준석 전 대표가 항상 당의 진로에 방해 되고 심지어는 당을 망가뜨리려 한다는 인식을 가진 당원들이 많았다. 훌리건 수준을 넘어서 실제로 선수로 뛰어든 훌리건들 아니겠나"라고 평가절하했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엄석대는 이준석 전 대표였다"고 공격했다. 특히 "이준석 현상을 기대하고 (지난 전대에서) 30대 0선을 뽑아줬는데, 마치 자신에 대한 절대적 지지라고 착각하고 쥐고 흔들었다. (이번 전대에서) 제대로 심판을 받았다"며 "이 전 대표나 이준석계, 대리인들 빼고는 (낙선자들과) 접점 찾기 쉽다고 생각한다"고 쏘아붙였다.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은 "천아용인 후보들은 이준석이라는 정치인과 결탁해 선거를 끝까지 치른 게 전략적 패착이었다"며 "이 전 대표는 사법리스크부터 먼저 해소하라"고 비판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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