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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학의 시와 함께] 변희수의 '직물'

2023-03-20

다시 모순에서 연민으로 돌아와



순면 100%



그곳에서 가장 멀어진 쪽의

뺨을 대고 잠들었다



미간 사이

숨과 결이 번져서



교차되는 얼굴들을

베개에 묻어두었다

변희수의 '직물'


[송재학의 시와 함께] 변희수의 직물
송재학 (시인)

직물, Cloth라는 이국적 발음, 오리모노(おりもの) 혹은 찌후(zh w )라는 낯선 입말을 되풀이해 본다. 직물은 여러 생각이기도 하니까. 직물의 본질을 모순과 연민이라고 할 때 직물은 베개(베개를 붙잡고 울고 마는 장면이 먼저 떠오르지만)이기도 하다. 그때 모순과 연민은 같은 동작 안에서 서로 떠밀거나 껴안는 감정이 된다. 흔히 모든 사람이 직물에서 색감이라는 유혹에 매달릴 때, 시인은 직물을 감정의 표상으로 생각한다. 그럴 때 직물은 사람의 반려물질이 고픈 역할에 충실해진다. 순면 100%에서 먼 쪽이지만 뺨을 맞대고 하룻밤을 지새우면 직물이라는 따뜻한 감정에 더 가까워질 듯싶다. 주변이 문득 즐거워지는 것은 이렇듯 시인이 사물을 재해석하면서 다정해지는 경우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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