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이중 당적자' 추정 981명 탈당 권유
당원 아니라 제명 못해 절연 방법 '고심'
전 목사, 예배서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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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7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결별을 보류하면서 국민의힘의 시름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더욱이 전 목사가 최근 예배에서 막말을 쏟아낸 것으로 드러나면서 엉뚱한 불똥이 튀는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전 목사는 지난 16일 주일 예배에서 "기독교인들이 하늘나라 갈 때, 예쁜 간호사들 말이다. 치마 짧게 입히고 성가대를 만들 것"이라는 등 성희롱성 발언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나 돈 굉장히 좋아한다"며 이동 통신사업을 시작했다고 알렸다. 자신과 관련된 통신사로 번호 이동할 것을 교인들에게 독려하고, '선교 신용카드' 발급을 요구하기도 했다.
황교안 전 대표는 18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 전 목사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정말 황당하다"며 "결별이라 그래서 준비했더니 당원을 더 많이 모집하겠다고(한다). 결국 우리 당을 장악하겠다는 건데 아직도 잘못된 판단에 결론을 찾지 못하는 것 같다. 전 목사가 저희와 같이 가기 어려울 것이라 판단된다"고 밝혔다.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김용남 전 국민의힘 의원은 전 목사를 '스토킹범'에 비유했다. 그는 "전 목사라는 분은 지난 총선 앞두고 본인이 창당한 정당에 아직 몸을 담고 있는 거 아니냐"며 "멀쩡히 가정 있는 유부남이 미혼 여성을 스토킹하는 거다. 그러면서 마치 '나하고 약혼한 사이다' 떠드는 것과 똑같다. 상식 밖이다"라며 당혹스러움을 표시했다.
김종혁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은 전 목사의 예배 논란에 대해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이런 발언들을 정상적인 종교인이 할 수 있는 건가"라며 "만약 정치인이 이런 발언을 했다면 정치적으로 매장되지 않겠나. 어찌 보면 정치인보다 10배, 100배는 더 엄밀한 윤리적 잣대가 요구되는 분께서 이런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공공연히 얘기하는 것들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그런 걸 다 떠나서 제발 우리 당에서 손 좀 떼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문제는 '손절' 방법이 간단하지 않은 데 있다. 김종혁 전 비대위원은 "절연할 방법이 쉽지 않다. 당원이 아닌데 제명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입당 원서 들고 찾아오면 막을 법적 근거도 없고, 사실 쉽지 않다. 아마 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해 윤리위에서 징계를 하는 수준, 지도부에서 비판적인 목소리를 높이는 정도 수준이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국민의힘은 전 목사와 어떤 관계도 없다는 제스처를 꾸준히 취하고 있다. 18일엔 전 목사가 입당시킨 것으로 파악된 당원 981명을 상대로 사실상 탈당을 권유했다. 전 목사가 실질적 당수인 자유통일당 당원이면서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중 당적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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