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당 차원에서 우병우 공천 고려하지 않아"
민주 "무관심해야" VS "정치적 공간 다 열어야"
박 전 대통령 측근 중심 TK 신당 창당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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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영남일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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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 10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에서 손을 맞잡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페이스북 |
박근혜 정권과 문재인 정권의 상징적인 인물인 우병우 변호사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설에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영주 출신 우 변호사는 일찌감치 고향 출마설이 자천타천 나돌았다. 우 변호사는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를 하느냐 마느냐보다는, 평생 공직에 있었으니 국가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뭘까를 많이 생각하고 있다"며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조 전 장관도 지난 10일 3년 6개월여 만에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면서 출마설에 다시 불을 붙였다. 특히 SNS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게 부정되고 폄훼되는 '역진과 퇴행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 없는 길'을 걸어가겠다"고 밝히면서 숱한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다만 13일 서울대 교원징계위원회가 '자녀 입시 비리'를 이유로 조 전 장관에 대한 교수직 파면을 의결하면서 출마 길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는 시각도 있다.
전직 민정수석들의 출마설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일단 국민의힘에선 우 변호사 출마에 선을 긋는 분위기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우 변호사의 출마에 대해 "개인의 의사는 어떨지 몰라도 당 차원에서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은 부분"이라고 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당내에서는 단 한 번도 얘기해본 적이 없는 상황이다. 과거로 퇴행하는 정치, 국민들께서 별로 좋아하지 않으실 거라 확신한다.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 돌릴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당내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KBS 2TV '더 라이브'에서 "우 전 수석은 '팬덤 없는 조국' 같은 느낌"이라며 "(공천을 하면) 무거운 짐을 가지고 탄핵의 강에 다시 들어가는 등 굉장히 부담은 많은데 팬덤은 없어서 (당 입장에서) 반길만한 이유를 찾기 힘들다. 우 전 수석하면 창문으로 포착된 사진 등이 떠오른다. 가뜩이나 검찰 출신이 너무 많다는 프레임에 들어가는데 탄핵의 강까지 들어가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조 전 장관의 출마에 대해 민주당에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한 조응천 의원은 조 전 장관의 출마설에 대한 질문을 받자 "민주당은 철저히 무관심해야 된다고 본다. 그분이 어떤 정치적 플랜을 갖고 움직이든 철저히 무관심해야 된다"고 딱 잘라 말했다. 이원욱 의원도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만약 조 전 장관이 출마한다고 하면 '조국의 늪'에 빠져서 총선에서 굉장히 큰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조국의 강', '김남국의 늪', 또다시 '조국의 늪'에 빠지기 시작하면 공정의 문제를 다시 꺼내 들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반면, 박성준 의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인물이 있다고 하면 정치적 공간을 다 열어야 한다"며 "윤석열 정권의 심판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하면 정치적 공간을 다 열어줘야 한다"고 조 전 장관의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흥미로운 점은 국민의힘이 조 전 장관에 대한 민주당의 공천을,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우 변호사 공천을 은근히 바라는 듯하다는 데 있다.
박성민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솔직히 우 변호사가 나오면 '땡큐'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불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제 발로 다시 조국의 강에 빠지겠다는데 말릴 이유가 없다. 대환영이다"라고 비꼬았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들을 중심으로 TK신당 창당설도 나온다. 우 전 수석 뿐만아니라 유영하 변호사, 최경환 전 부총리가 국민의힘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친박당'을 만들어 총선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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