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인물난에 시달리면서 위기론 불거져
홍준표 시장 "준비 없이 수도권 대책 있나"
TK 정치권, 수도권 위기론 호재로 여기는 눈치
양금희(대구 북구갑) 대구시당 위원장. 양금희 위원장 페이스북 캡처 |
수도권 위기론에 대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온도 차가 뚜렷하다.
윤상현(인천 동구·미추홀구을) 의원은 21일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 "당이라는 배가 좌초된다 하면 가장 먼저 죽는 사람은 영남권, 강원도 의원이 아니다"라며 "솔직히 저 같은 수도권 의원"이라고 주장했다. 영남권과 강원권 의원이 중심인 지도부를 겨냥한 발언이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SNS를 통해 지도부를 향해 "별다른 준비도 없이 인재고갈이 된 수도권 대책은 있나"라고 지적했다.
반면 양금희(대구 북구갑) 대구시당 위원장은 이날 "수도권과 영남권 괴리 문제는 선거 때가 되면 반드시 등장하는 이슈다. 그러나 영남권 의원도 수도권 실정을 모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며 "지금 당 지도부나 저희가 바라보는 입장에선 '수도권 선거를 이기지 않으면 내년 선거를 이길 수 없다'는 절박함이 있다"고 했다.
수도권 위기론에 내재된 것은 '인물'이다. 내년 총선에 내세울 만한 인물이 부족해 야권과의 경쟁력에서 뒤진다는 견해가 대체적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수도권에는 인물이 메말랐다. 국회의원을 할 수 있을 만한 재목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단체장으로 대부분 당선됐다. 남은 사람은 민주당에서 밭을 갈고 터를 닦은 현역 의원을 이겨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했다.
TK정치권은 수도권 위기론을 내심 '호재'로 여기는 눈치다. 인물난이 가중되면 '텃밭'인 TK지역에 낙하산 공천의 위험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김기현 대표는 '검사 공천설', '물갈이론'에 대해 강하게 선을 그어왔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지도부가 모든 지역구에 원칙적으로 '경선'을 실시하는 것으로 합의했다는 소문도 나온다. 낙하산 공천만 없다면 '생존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게 TK의원의 판단이다.
수도권 위기와 TK 선거는 별개라는 시각도 있다. 국민의힘 한 당원은 "수도권 위기론이 지역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다고 본다"며 "TK는 공천 받으면 당선되는 곳이다. 개혁 공천이 전격 단행될 수 있다"고 했다.
오는 10월 예정된 국민의힘 지역구 당무감사도 주목된다. 수도권 인물난 개선 여부와 텃밭의 경쟁력에 대한 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또다른 인사는 "당무 감사를 통해 밑바닥 민심을 읽지 않겠느냐"라고 분석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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