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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홍준표 시장과 이준석 전 대표의 '건배'에 담긴 의미

2023-09-01

30일 대구치맥페스티벌에서 '깜짝 회동'
여권 주류 견제받는 '동병상련'의 처지
"내년 총선 비주류도 함께가야" 메시지

[뉴스분석] 홍준표 시장과 이준석 전 대표의 건배에 담긴 의미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이 30일 대구 달서구 두류야구장에서 개막한 '2023 대구치맥페스티벌' 개막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분석] 홍준표 시장과 이준석 전 대표의 건배에 담긴 의미
지난해 5월 6일 국민의힘 홍준표 딩시 대구시장 후보가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선대위발대식 및 광역단체장 공천장 수여식에서 이준석 당시 대표로부터 공천장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의 '깜짝 회동'이 새삼 관심을 모으고 있다.

 

30일 대구 두류공원 시민광장에서 열린 대구치맥페스티벌 개막식에 이 전 대표가 오면서 자연스럽게 홍 시장과 만났다. 홍 시장은 SNS를 통해 "이 전 대표가 축제에 오겠다고 해서 흔쾌히 오라고 했다"고 밝혔다. 개막식에서 나란히 치킨과 맥주를 들고 활짝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홍 시장은 이 전 대표의 참석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당 대표를 하면서 정권교체 선봉장을 했던 사람인데 저렇게 홀대하는 게 맞나 싶다. 정치, 참 비정하다"고 했다.


의미심장한 발언이다. '동병상련'의 심정을 나타낸 듯 하기도 하고, 내년 총선을 향한 메시지로도 읽힌다.


홍 시장과 이 전 대표 모두 국민의힘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상태다. 홍 시장은 수해 골프 논란으로 당원권 정지 10개월, 이 전 대표는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 등으로 당원권 정지 1년 6개월 처분을 받았다. 여권 주류의 견제를 받고 있는 처지도 비슷하다. '정치 참 비정하다'라는 표현에서 홍 시장의 절절한 심정이 묻어난다.


그래도 '흔쾌히' 만난 것은 의외다. 사실 홍 시장과 이 전 대표의 관계는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개성 넘치는 화법으로 서로를 향해 '으르렁'거린 일이 다반사였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던 지난 3월 이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이문열 작가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엄석대로 비유하자, 홍 시장은 이 전 대표를 향해 "착각에 휩싸인 어린애의 치기"라고 쏘아붙였다. 이 전 대표도 가만있지 않았다. 홍 시장을 겨냥, '꼰대'를 연상케 하는 발언으로 받아쳤다. 홍 시장은 지난해 8월 이 전 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윤 대통령과 친윤 핵심 인사들을 비판하자 "더 이상 이준석 신드롬은 없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서로 다시는 안 볼 것처럼 원색적인 말을 서슴지 않은 두 사람의 만남이 정치의 묘미를 보여준다. 즐겁게 건배하는 모습에서 '비정한 정치'는 없었다. 언제든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새로운 길'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 전 대표는 치맥페스티벌에서 "본인도 홀대받고 계시는데 남 생각까지 하신다. 민심 하나만 바라보고 가면 그래도 정치인에게는 항상 믿을 구석이 있다는 것을 삶의 궤적으로 보여주시는 분이다"라고 홍 시장의 SNS 메시지에 화답하기도 했다.


홍 시장의 이 전 대표 '초청 메시지'는 국민의힘 지도부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당의 모든 자원을 총가동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 전 대표에게 열린 마음을 보여줌으로써 "비주류도 모두 안고 '원팀' 전략으로 선거에 임해야 한다"고 지도부에 경고한 셈이다. 실제 홍 시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총선을 이기기 위해 '지게 작대기'라도 모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한 당원은 "총선이 채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지도부는 '윤심'(尹心)만 따라가고 용산만 쳐다본다"며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지 않듯, 수도권 위기론도 전혀 근거 없지 않다. 지도부가 열린 마음으로 경쟁력 있는 후보들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홍 시장과 이 전 대표의 회동이 국민의힘 총선 전략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주목된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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