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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窓] 의사는 이득 위해 환자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2024-06-21

[메디컬 窓] 의사는 이득 위해 환자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김창곤 (대구시의사회 홍보이사·율하연합가정의학과 원장)

총선을 앞두고 갑작스레 발표된 의대증원, 필수의료 패키지로 유발된 사태가 총선이 끝난 지 2달이 넘어가는 지금까지도 지속 중이다. 용산의 대통령실과 국무총리, 보건복지부 장·차관 등은 전문가들의 진정성 있는 얘기를 귀담아 듣기는커녕 제대로 된 대화조차 거부하였다. 결국 전공의 집단사퇴, 의대생 집단휴학이라는 파국이 벌어졌고 심각한 의료공백이 닥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었지만 국민건강을 책임져야 할 정치권의 당사자들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6월17일부터 서울대병원이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 부서를 제외한 모든 진료과의 무기한 휴진을 시작하였고 오는 27일부터는 세브란스병원도 휴진에 동참할 예정이다. 그 외에도 고려의대, 가톨릭의대, 울산의대, 충북대병원, 서울삼성병원 등도 무기한 휴진을 논의 중이다. 급기야 지난 18일 의료농단 저지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은 정부의 태도에 따라 6월27일부터 의사협회 주도하에 무기한 휴진을 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사태는 점점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현 사태를 바라보는 여러 시선 중 가장 안타까운 것은 의사들의 반대와 저항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행동이라고 바라보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적극적으로 이와 같은 논리를 앞세우고 국민들에게 의사라는 직역은 국민생명을 볼모로 잡고 이득을 취하려는 집단으로 악마화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편승하여 몇몇 시민, 환자단체들은 의사들의 행동을 환자를 내팽개치는 파렴치한 행동이라 비판을 하고 있고 소수의 의사들은 환자 곁을 지키겠노라 선언하며 본인들은 훌륭한 참의사로 보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얼핏 듣기에는 저런 주장들이 옳아 보이고 공감되겠지만 과거의 사건들을 하나씩 되짚어 보자. 의약분업, 의학전문대학원, 문재인케어는 의사들이 반대했던 대표적인 정책들이다. 의약분업은 폭발적인 약제비 증가를 가져왔고, 의학전문대학원은 이공계 인재 유출이라는 폐혜만 남긴 채 없어졌으며, 문재인케어 역시 건강보험재정을 심각하게 악화시킨 채 폐지되었다. 정책추진 단계부터 의사들이 반대했던 논리가 그대로 나타났는데 의사들의 밥그릇 싸움이라고 폄하했던 정치인들은 잘못된 결과에도 어떠한 책임을 지지 않았고 잘못된 정책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모두가 감당하게 되었다.

의사들이 환자진료마저 제쳐두고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대하는 이유는 그것이 잘못된 정책이고 현재 세계최고 수준의 대한민국 의료를 돌이킬 수 없게 파괴할 것임을 전문가의 입장에서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의사들이 의대생 시절부터 수련의, 전공의 시절을 거치며 의학교육 과정에서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듣고 새기는 대원칙이 있다. 'Do not harm'. 환자에게 절대 해가 될 행동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모든 의사들은 가슴 깊이 위와 같은 사명감을 품고 있기에 이번 정부정책으로 인해 의사들 개개인 혹은 의사라는 직역 전체가 잃는 것이 있더라도 그것이 진정 올바른 정책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 한창 피 끓는 나이의 전공의, 의대생들이 황금 같은 청춘의 1년을 버리면서까지 물러서지 않는 것은 앞으로 마주할 수많은 환자들에게 해를 끼칠 것이 명확한 정책을 두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숱한 비난과 국민들께 죄송한 마음을 뒤로하면서까지 정부에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의 현명한 판단과 결정을 기다리며 앞으로는 전문가들의 우려와 조언을 직역이기주의의 색안경을 벗고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논의할 수 있는 성숙한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

김창곤 (대구시의사회 홍보이사·율하연합가정의학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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