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엔젤클럽 후원 10년
프로축구 대구FC의 든든한 버팀목에는 '대구FC엔젤클럽'이 있다. 〈대구FC엔젤클럽 제공〉 |
대구FC엔젤클럽은 인기 시민구단이 된 프로축구 대구FC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대구FC를 '시민의 힘'으로 성공시키자는 취지로 후원을 시작해 올해 '10년 엔젤'이 탄생했다.
2015년 초부터 실질적인 활동
200명이던 회원 2000명 넘어서
'인기 시민구단' 든든한 버팀목
정치·사익·간섭 배제 행동강령
대구 이미지 개선에도 큰 도움
다른 지역서 찾아와 벤치마킹
◆대구FC엔젤클럽이 걸어온 길
엔젤클럽은 2016년 7월 창립총회를 열었다. 실질적인 활동은 2015년 초부터 시작됐다. 창립 당시에는 200명 정도가 있었다. 이후 2017년 11월 엔젤클럽 회원이 1천4명을 돌파하면서 '천사데이'를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는 매월 1만원 자동이체하는 엔시오 등을 포함해 2천여 명의 엔젤이 활동 중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엔젤클럽에서 활동 중이다. 2021년 3월에는 '모태엔젤'이 탄생하기도 했다. 이원재 엔젤은 아들 이주안군이 뱃속(임신 6개월)에 있을 때 엔젤클럽 가입을 신청했다. 이 엔젤은 "대구FC를 사랑하는 마음을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에 뱃속에 주안이가 있을 때 엔젤클럽에 가입했다"면서 "주안이가 축구장 언제 가냐고 늘 묻고 있다. 주안이가 가입 후 어린아이들이 엔젤로 활동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엔젤클럽 벤치마킹이 이뤄지고 있다. 광주, 강원, 부천, 제주 등 여러 곳에서 엔젤클럽을 벤치마킹하려고 찾아오고 있다. 이러한 효과를 통해 대구지역 이미지 개선에도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엔 엔젤들을 위한 아카데미 '엔젤 포럼'도 시작됐다. 지역에서 인문학, 정보 교류 등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장을 만든 것. 올해는 내부적으로 포럼을 다듬은 후 일반인에게도 공개할 예정이다. 오는 10일에는 10년 후원을 이어온 '10년 엔젤' 탄생 기념 '헨젤과그레텔 가족오페라'도 열린다.
대구FC엔젤클럽 1호 배장수 엔젤. 정지윤기자 |
◆10년째 활동 '1호' 배장수 엔젤
'1호' 배장수 엔젤은 10년째 대구FC엔젤로 활동 중이다.
그는 지인의 권유로 엔젤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배 엔젤은 "조기축구를 오랫동안 한 축구마니아이기도 하다. 이호경 회장에게 이야기를 듣고 망설임 없이 적극 동참했다"면서 "엔젤클럽 활동을 통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서 시작하게 됐다. 사람들이 좋아서 계속해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참여'하는 것이 엔젤클럽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배 엔젤은 "엔젤 활동은 누가 강요하는 것도 아니고 혜택을 주는 것도 아니다. 스스로 마음을 내어 참여하는 게 강점이다. 대구의 시민 정신이 엔젤에 그대로 녹아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엔젤 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FA컵 우승'과 'DGB대구은행파크 홈구장 개막'이라고 했다. 그는 "2018년도 대구FC가 FA컵 우승할 때 감동이 남달랐다"면서 "대구스타디움에서 DGB대구은행파크로 홈구장이 바뀔 때도 뭉클했다. 엔젤이 이렇게 많이 모이는구나, 엔젤이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배 엔젤은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엔젤로 활동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 대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엔젤클럽에 참여했으면 좋겠다"면서 "또 엔젤클럽 활동을 통해 대구 시민 정신으로 승화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호경 대구FC엔젤클럽 회장. 정지윤기자 |
첫 '모태엔젤' 이주안군. 〈대구FC엔젤클럽 제공〉 |
◆"대구시민의 DNA가 원동력"
"대구FC엔젤 클럽은 대구에만 있는 독특한 후원단체입니다."
지난달 29일 대구 수성구 만촌동에 위치한 대구FC엔젤클럽 사무국에서 만난 이호경 엔젤 클럽 회장은 '엔젤 클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 회장은 '10년 엔젤'이 탄생한 것에 대해 회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회원 한분 한분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 엔젤클럽을 벤칭마킹을 하려다 안 된 곳들도 있다. 그런 걸 보면 대구 사람들은 '애향심'이 많다"면서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국채보상운동, IMF 금모으기 운동 전부 대구에서 시작했다. 이러한 대구시민의 DNA가 현재 엔젤클럽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엔젤클럽 10년의 비결은 무엇일까. 이 회장은 "엔젤클럽은 정치적 성향 배제, 사적 이익 배제, 대구FC에 대한 간섭 배제 등 크게 3가지를 행동강령으로 정하고 이를 철저히 지키고 있다"면서 "의무 사항에는 연 100만원 후원, 한 손에 한 명씩 최소 2명을 엔젤 클럽으로 데리고 오기, 경기장 와서 축구 보기가 있다. 이는 엔젤클럽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엔젤클럽은 영구히 가야 한다. 대구FC가 있는 한 엔젤클럽이 존재할 것이다. 만약 대구FC가 사라진다 하더라도 또 다른 역할을 수행하면서 존재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엔젤클럽은 대구의 상징이 되어 미래세대를 충분히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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