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섬유업체, 자라·망고 등 전세계 SPA브랜드 주요 공급원
대구산 원단, 염색 감량기술 뛰어나 세계시장 인정받아
100% 리사이클 원단 수출사 자라 '메인 공급처 탑10'
세계적인 SPA브랜드업체인 '자라'에서 판매되는 친환경 리사이클 의류의 상당수는 '대구산' 원단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은 이시아폴리스 롯데몰의 자라 매장 전경. |
세계적인 SPA브랜드업체인 '자라'에서 판매되는 친환경 리사이클 의류의 상당수는 '대구산' 원단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은 이시아폴리스 롯데몰의 자라 매장 전경. |
세계 최대 SPA브랜드 자라(ZARA)·망고·H&M에서 내놓는 친환경 리사이클 의류 상당수가 '대구산' 원단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업체는 자라의 글로벌 원단 공급처 '톱 10'에 들어갈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지역 섬유업체들이 경기침체 속에서도 글로벌 SPA브랜드에 메인 원단을 공급하며 경제 파고를 헤쳐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21일 대구경북 섬유업계에 따르면 덕우실업·동극섬유· R&D티에이케이텍스타일·성안머티리얼스·호신섬유·하나섬유 등이 스페인에 본사를 둔 '자라' '망고', 스웨덴의 H&M 등 굴지의 해외 SPA브랜드 업체에 원단을 직수출하고 있다.
'대구산' 원단은 가격대가 중국산보다 다소 높지만 염색기술과 감량공정에서 SPA브랜드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고 업계측은 귀띔했다.
대구에 본사를 둔 동극섬유는 2014년부터 자라·망고 브랜드와 직수술 계약을 맺었다. 동극섬유는 거래 초반엔 탄성감도가 뛰어난 폴리에스터 감량물로 수출시장을 열었다. 2020년부턴 시대적 흐름을 감안, 친환경 소재로 전환해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기업은 자라의 원단 공급처 중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탄탄한 위상을 갖고 있다. 2019년 GRS(Global Recycled Standard)인증을 받고, 리사이클 원단 개발을 통해 친환경 패션시장 흐름에 적극 대응한 결과다. 올해는 100% 리사이클 원사로 짠 원단 개발에 성공, 자라에 대량 공급 중이다.
동극섬유 관계자는 "해외 SPA브랜드의 요구사항은 까다롭다. 하지만 지역 업체들이 신소재 개발을 통해 제대로 구현하면서 '대구산' 직물이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트병 리사이클 친환경 원사를 이용한 원단을 생산하는 덕우실업도 자라·망고·H&M 등과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이들 대형 바이어와 10여년째 거래하며 중동 전쟁 이슈나 미국경기 침체 등 각종 사업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는 '대구산' 원단이 해외에서 경쟁 우위를 보이는 요소로 염색기술을 꼽았다. 기능성 터치감을 구현할 수 있는 범위가 세밀해 바이어의 선호도가 높다는 것. 일본산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여긴다.
박은경 한국섬유마케팅센터 마케팅부장은 "지역 업체들이 SPA브랜드 요청에 즉각 대응하고 차별화된 디자인과 원단을 매 시즌마다 제시하면서 공급물량을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최근 지역 섬유산업은 분기마다 수출물량이 전년도와 비교해 쪼그라들고 있다.
동북통계청이 발표한 '올 2분기 대구경북 경제동향' 자료를 보면, 대구의 섬유 수출은 전년 동분기와 비교해 2022년 4분기(-18.5%)에 급감한 뒤 지난해 1분기 -11.6%, 2분기 -16.8%, 3분기 -15.5%, 4분기 -7.0%, 올해 1분기 -8.3%, 2분기 -1.7% 등 분기마다 줄고 있다.
글·사진 =윤정혜기자 hye@yeongnam.com
윤정혜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