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경동 "준비가 돼 있는 사람에게 기회"
구본길 "목표 향해 노력하면 도달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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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10시 대구 오성고 시청각실에는 구본길과 도경동의 환영식이 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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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모교를 찾은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구본길, 도경동 선수가 오성고에서 학생, 교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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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모교를 찾은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구본길과 도경동. 학생, 교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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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10시 대구 오성고 시청각실에는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구본길과 도경동의 환영식이 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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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한 구본길과 도경동이 후배들과 가위바위보를 하고 있다. |
27일 오전 10시, 대구 오성고 시청각실을 꽉 채운 학생들은 들뜬 표정으로 누군가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의 손에는 약속이나 한 듯 종이와 펜이 들려있었다.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구본길(35)과 도경동(25)이 등장하자,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왔다. 학생 대표로 꽃다발을 전한 한 학생은 선수들과 악수와 포옹을 하고, 마치 메달리스트처럼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이어 두 선수의 파리올림픽 사브르 경기 영상이 시연됐고, 시청각실은 환호와 박수 소리로 떠나갈 듯했다.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올림픽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구본길과 도경동 선수의 환영식이 모교인 오성중·고에서 열렸다. 이날 환영식에서는 '가위바위보'에 이긴 학생들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사진을 찍는 이벤트도 마련됐다.
'금메달리스트'가 된 느낌에 대해 도경동은 "무언가 바뀌었다기보다는 앞으로 남아 있는 올림픽 등을 준비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남자 고교에서 남자를 보고 축하해주기 어려운데,열심히 응원해줘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구본길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을 때 똑같은 자리에서 축하를 받았다. 이번 올림픽은 맏형으로 나와 책임감과 부담감이 컸다"면서 "자랑스러운 후배인 경동이가 잘 버텨줬고 잘 해줘서 이 자리에 서게 됐다. 학교에서 모든 학생과 선생님들이 잘 도와주셨기 때문에 오늘이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올림픽에 첫 출전한 도경동은 결승전 6라운드 30-29로 쫓기는 긴박한 상황에 등판했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등장한 도경동은 5점을 내리 따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신스틸러'가 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운동이나 공부나 준비만 잘하면 기회가 온다고 생각한다"면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으면 후배들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다. 그 기회를 잘 잡으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구본길과 도경동은 오성중·고에 이어 동의대 선후배다. 도경동은 구본길을 보며 펜싱 선수의 꿈을 키웠다. 캐나다와 8강전 뒤 10년 선배인 구본길에게 '정신 차려라'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은 서로에 대한 '믿음' 때문에 가능했다. 도경동은 "선후배를 떠나 한 팀으로 준비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본길이 형도 후배의 (직설적인) 이야기도 충분히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었다"면서 "저 역시 그렇게 말할 준비가 돼 있었다. 동료로서 (진심어린) 말을 주고받으며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했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뭘까. 구본길은 오성고의 교훈인 '순간적인 감정에 살지 말고 큰 흐름에 나를 찾아라'를 언급했다. 그는 "학창 시절에는 교훈이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면서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자기가 원하는 목표를 향해 노력한다면 조금 더디더라도 목표에 도달할 것이다. 포기하지 말고 정말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경동은 "준비가 돼 있는 사람에게 기회가 온다고 생각한다. 언제든 준비가 돼 있으면 기회가 오니 그걸 꼭 잡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글·사진=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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