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도발차단·보복억제에 방점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공습한 레바논 남부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
이스라엘군이 19일(현지시각) "자국군 전투기들이 자국 영토를 향해 발사를 준비하던 다중로켓 발사대 약 100대 등을 선제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스라엘 북부와 국경을 맞댄 레바논 남부에 있는 헤즈볼라 군사자산을 표적으로 단행됐다.
이스라엘의 이날 작전은 레바논 내 헤즈볼라 대원들이 소지한 무선호출기(삐삐), 무전기 수천개가 폭발한 사태 직후에 이뤄진 대규모 공세였다. 레바논 국영 NAA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레바논 남부 전역에 52차례 공습이 있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레바논 안보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이 지역에 70회 이상 공습을 가했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전쟁 이후 레바논을 겨냥한 가장 강력한 공격으로 평가되는 이날 공습은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삐삐·무전기 동시다발 폭발 사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며 보복을 선언하는 연설 뒤에 단행됐다.
나스랄라는 "호출기 수천개를 터뜨린 이스라엘은 '레드라인'(위반하면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할 기준)을 넘었다. 정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 통신은 나스랄라의 연설이 방영되자 귀청이 떨어질 듯한 '음속 폭음'(일명 소닉붐)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뒤흔들었다고 전했다.
이는 레바논 남부에 있는 헤즈볼라 군사시설을 겨냥한 공격과는 별개로 억제를 위해 이뤄진 무력시위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NYT는 나스랄라가 보복을 경고했음에도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소닉붐을 일으키며 "힘을 분명히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공습이 보복을 다짐하는 헤즈볼라 지도부에 압도적 군사력을 보여주는 무력시위 성격이 있다"며 "즉각적인 사상자 보고는 없었고 공습지역도 인구밀집지역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스라엘군 역시 "레바논의 헤즈볼라 목표물을 공격해 헤즈볼라의 테러 역량과 인프라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동 전쟁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은 이미 목소리를 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호세인 살라미 이란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은 나스랄라에게 서신을 보내 "곧 저항 전선의 압도적인 대응으로 잔인하고 범죄적인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이 완전히 파괴되는 것을 목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면전을 막기 위한 외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을 가로지르는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면서 "더 많은 총격전, 더 공격적인 작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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