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선포 국무회의 회의록 없다"
![]() |
고기동 행안부 차관. 연합뉴스. |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고기동 행안부 차관이 1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위헌이다'라는 취지로 답했다.
고기동 차관은 이날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계엄사태' 현안질의에서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 대통령이 3일 선포한 비상계엄이 위헌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의에 "맞다. 동의한다, 헌법과 법률을 위배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박정현 민주당 의원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국정 마비와 국헌 문란을 벌이고 있는 세력이 누구인가"라고 묻자. "대통령 담화에서는 있었지만 그 의견에 동의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박 의원이 "그럼 (국헌 문란 세력은) 누구인가"라고 질문하자, "제가 본회의에서도 대통령으로 논의되고 있다는 말씀을 한 번 드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이 "논의되는 게 아니라, 현직 대통령 윤석열이다"라고 재차 묻자 고 직무대행은 "그런 취지로 제가 말씀드린 적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고 차관은 '계엄 선포 국무회의 회의록이 있느냐'는 박 의원 질의에 "회의의 실체와 형식, 절차를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했고, "이상민 전 장관은 '회의록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럼 거짓말이냐"라는 박 의원의 질문에는 "제 기억에는 아마 대통령실에 회의록을 요청하겠다는 취지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행안부는 지난 11일 참고 자료를 내고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6일 대통령비서실에 국무회의 회의록을 요청해 10일 회신 받았으나 발언 요지가 포함돼 있지 않아 지속적으로 추가 요청 중"이라고 밝혔다.
또 이상민 전 장관은 지난 5일 행안위에서 "이번 사안의 경우에는 지금 저희 행안부 의정관실에서 직접 관여를 안 했기 때문에 대통령실로부터 관련 자료를 받아 회의록 작성을 마치는 대로 최대한 당겨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고 차관의 이날 발언으로 이 전 장관이 거짓말을 한 게 아니냐는 논란은 물론, 비상계엄이 합법적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절차에 흠결이 있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한덕수 국무총리 역시 지난 11일 국회 본회의에 출석해 비상계엄 선포 전 열린 국무회의에 대해 "절차적, 실체적 흠결이 있었다"며 '국무회의가 아닌 게 맞느냐'는 질의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구경모
정부세종청사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