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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영화] 하얼빈…안중근에 몰입한 114분…완벽주의 감독 ·배우가 만든 '진검승부'

2024-12-24

몽골·중국·라트비아 3개국서 촬영

독립투사들 고독·막막한 등 녹여내

"조국 위해서 헌신한 분들 그린 영화"

[금주의 영화] 하얼빈…안중근에 몰입한 114분…완벽주의 감독 ·배우가 만든 진검승부
의사 안중근의 마지막 행적을 그린 우민호 감독의 영화 '하얼빈'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중국 헤이룽장성에 있는 '하얼빈'은 뼈속까지 파고 드는 추위로 유명하다. 겨울이 되면 '빙등축제'가 열리는데, 하얀 설국이 되어 눈과 얼음의 향연이 펼쳐진다. 중국의 대 러시아 무역의 관문도시인 하얼빈은 우리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은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했다. 피끓는 대한의 20대 청년이자 세아이의 아버지였던 안중근은 하얼빈역에서 적의 심장을 향해 분노의 총부리를 겨눠 명중했다. 하얼빈역 구내에는 당시 안중근 의사가 권총을 발사한 곳과 이토 히로부미가 총탄을 맞고 쓰러진 장소를 표식으로 그려 놓았다.

25일 개봉한 우민호 감독의 '하얼빈'은 안중근이 그날의 거사를 성공시키고, 뤼순 감옥에서 형장의 이슬로 생을 마감하기까지의 과정을 밀도있게 그린 작품이다. 역사의 변곡점에서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안중근의 마지막 행적을 노련한 감독과 실력파 배우들이 의기투합해 비장미 가득한 작품으로 내놓았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 '내부자들' 등을 통해 비틀린 한국 현대사를 은유해온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여러 인상적 장면과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실핏줄처럼 쩍쩍 갈라진 얼어붙은 두만강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또 인물의 그림자를 비추는 연출기법과 흑백영상, 다양한 카메라 워크를 통해 현란한 미학을 시도했다. 우 감독은 "이전에는 악인들을 주로 다루고, 한국 근현대사를 비판하는 작품을 해왔다. 처음으로 이 나라, 조국을 위해서 헌신한 분들을 담은 영화를 하게 됐다"며 소회를 밝혔다.

영화 '하얼빈'은 안중근과 함께 했던 동지들의 궤적을 쫓아가지만 단순한 스토리 나열에만 그치지 않는다. 나라를 위해 기꺼이 제 한 몸을 내놓은 독립투사들이 느꼈던 고독과 절실함, 막막함을 외면하지 않았다. 황폐해진 전장에서 끝까지 존엄을 잃지 않았던 인간마치 안중근의 고결한 품성도 함께 조명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넘침도, 부족함도 없이 극중에 녹아든 배우들이다.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릴리 프랭키 등은 각자의 배역에서 마치 명장이바느질한 맞춤옷처럼 꼭 맞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연기자 누군가는 작업에 몰입해 밤에 잠꼬대를 일본어로 했으며, 또다른 누군가는 10kg이 빠지는 극한 경험을 했다는 후문이다. 우 감독은 "저와 촬영감독은 그분들의 모습을, 얼굴을 숭고하게 담으려 했다. 마치 명화를 보는 느낌으로, 회화적으로 펼쳐놓으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영화는 몽골, 라트비아, 중국 등 3개국 로케이션으로 촬영했다. 지난해 겨울 '서울의 봄'으로 천만 관객을 동원한 하이브 미디어코프가 올겨울에 또한번 천만 기록에 도전한다. 114분.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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