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 3배 는 尹 애도글
이재명, 참사 1시간 뒤 '尹 풍자글' 올렸다가 질타
민주당 "제주·무안 등 지명 쓰지말라"…정치 발언도 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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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윤석열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윤석열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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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이재명 대표 페이스북 캡처. |
무안공항에 불시착 한 제주항공 참사 당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각각 올린 페이스북 글이 엇갈린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참사 발생 후 작성한 윤 대통령의 애도 글은 평소의 3배가 넘는 반응을 얻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안공항에서 참담한 사고가 발생했다. 소중한 생명을 잃은 분들과 사랑하는 이를 잃은 유가족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너무나도 애통하고 참담한 심정이다. 정부에서 사고 수습과 피해자 지원에 최선을 다해주실 것으로 믿는다. 어려운 상황을 하루빨리 극복할 수 있도록 저도 국민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은 30일 오후 6시 30분 기준으로 '좋아요' 7천193개 등 8천여 개의 반응과 댓글 7천여 개가 달렸다. 이는 탄핵 전 윤 대통령 페이스북 게시물에 달린 반응과 댓글의 약 3배가 넘는 수준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3차 출석 요구에 불응한 이날 올린 윤 대통령의 글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윤석열의 SNS 정치 신호탄"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SNS 행보를 비판하는 시각도 나온다. 헌법재판소와 수사기관의 요구에는 일절 응하지 않은 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검찰 수사 결과 이후 거짓말 논란이 커지는 대국민담화에 대한 구체적 해명도 없이 공개 행보에 나선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참사 이후 올린 윤 대통령 풍자글로 질타를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9일 오전 9시 3분쯤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이후인 이날 오전 10시 7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일을 향해 쏴라!-부치&선댄스. 국민을 향해 쏴라!-윤&한"이라는 글을 올렸다. 사고 발생 후 사망자가 30여 명으로 늘어나며 수습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던 시점이었다. 이 대표는 30여 분 만에 해당 글을 삭제하고 당국이 사고 수습에 총력을 다해 달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제1당인 민주당의 대표이고, 대선 후보 1위로 달리는 분이 국민과 안전에 아무 생각이 없다"며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평가했다. 이에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시차의 문제"라며 "그것을 가지고 악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하다"고 응수했다.
한편, 민주당은 제주항공 참사 이후 탄핵 관련 공세와 정치적 발언을 중단했다. 릴레이 탄핵으로 행정부가 사실상 마비된 상황에 민주당 책임론이 불거지지 않게 조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 수석대변인은 "'정쟁 하지말자'는 그 표현이 정쟁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고 수습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호남지역에 대한 2차 가해를 우려해 내부적으로는 '참사를 언급할 때 무안이나 제주 등 지역명을 언급하지 말라'는 공지도 내렸다. 김성회 민주당 의원은 사고 당일 지지자들이 있는 텔레그램 단체방에 "제주, 무안 등 지명을 사용하지 않고 '항공사고'로 통일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 차원에서도 대책위 이름을 '항공사고 대책위원회'로 정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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