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한차례 크게 상승했던 비트코인이 트럼프 당선 이후 다시 한번 큰 상승을 보여주었습니다. 블랙록이나 피델리티 등 여러 투자기업들이 ETF 상품을 출시했으며 연기금과 같은 기관들도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 중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콘퍼런스에 참여해 여러 가지 암호화폐에 관한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경쟁자였던 바이든의 암호화폐 정책에 대해 비판하면서, 향후 본인 당선시 암호화폐에 관한 규제를 완화하고 현재까지 채굴되지 않은 400만개의 비트코인을 미국의 전략자산으로 보유하겠다는 이야기 또한 발표했습니다. 이후 공화당의 신시아 루미스 상원 의원은 100만 BTC를 20년간 보유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해서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큰 기대를 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트럼프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이 출범시킨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의 디파이(DeFi)프로젝트가 많은 투자자들과 호사가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트럼프 당선 직후 밈코인과 비트코인의 2021년 큰 상승에 영향을 끼친 일론 머스크를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해 암호화폐 시장을 뜨겁게 하고 있습니다. 리플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를 크립토 차르(Cryto Czar) 암호화폐 정책기관의 수장으로 임명한다는 루머 또한 떠돌면서 어떠한 정책이 펼쳐질지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비트코인은 10만달러를 훌쩍 넘어서 버렸고 인기 있는 암호화폐들도 선거 결과 이전보다 많은 상승을 보여줬습니다. 주변 지인들에게 요즘 들어 부쩍 "어떤 코인이 오를 것인가, 무엇을 사면 되는가"라는 질문도 많이 받고 있지만 솔직하게 어떤 코인이 어떻게 될지 점칠 수 없습니다.
비트코인의 반감기로 인한 결과인지 트럼프 때문인지 또한 분석이 쉽지 않습니다.
위에 나열했던 많은 사항들이 암호화폐에 직접 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기보다는 아직은 취임 전이다보니 국내 대선 테마주의 기대감과 같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가 하는 우려 또한 깊습니다.
20년 이상 주식투자로 나름 그래프에 정통한 한 친구는 대부분 암호화폐들의 그래프가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는 부분과 가격이 먼저 움직이고 변화의 원인이 되는 뉴스들이 쏟아지는 점들에 대해 특이하다고 몇 번 이야기했습니다. 2017년부터 봐온 암호화폐 시장은 신기하다고 말할 정도로 희한합니다. 거기에 지난 임기동안 보여준 트럼프의 행보와 큰 변동성의 암호화폐 시장이 어떻게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줄지 기대감이 큽니다. 미국이 가진 엄청난 국채들을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을지, 그과정에서 많은 암호화폐들이 지금 가격의 10배, 100배 올라줄지 또한 궁금합니다.
분명 내년 트럼프의 취임 이후 명문된 정책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암호화폐 시장에는 지금보다 큰 변동이 있을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많은 유튜버들이 내년에 대한 큰 기대감을 콘텐츠를 통해 전달하고 있지만 큰 상승 이후 항상 보여준 큰 하락이 올 것이라는 생각도 함께하게 됩니다.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합니다.
<주> 루트랩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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