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상 (행복한가족만들기 연구소 출산양육 萬人포럼 대표) |
지난해 12월14일 대경선 광역철도가 개통됐다. 구미와 경산을 연결해 대구권 광역연계가 가능하도록 했다. 버스와 도시철도 간 환승도 가능하다. 같은 달 21일부터 대구도시철도 1호선이 안심역에서 하양역까지 연장되었다. 경산 하양 주민들과 경일대, 대구가톨릭대, 대구대 학생들의 통학환경이 대폭 개선되었다. 영천 금호까지 연장하려는 노력이 추진되고 있다. 이것들은 2025년 을사년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 신호로 읽힌다.
'인생을 바꾸려면 공간을 바꿔야 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도시를 바꾸려면 공간을 바꿔야 한다. 작업실의 배치, 장식을 달리 함으로써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거나 분위기를 밝게 바꿀 수 있다. 대구가 새롭게 도약하려면 대구의 공간적 구성을 재편할 필요가 있다.
대구라는 공간은 경부선 철도와 경부고속도로에 의해 분절되고 파편화된 지역이다. 동과 서, 남과 북의 도시기능이 단절되고 극심한 교통체증이 유발되며 일부 지역은 고립되어 죽어가고 있다. 혈관에 비유하자면 대동맥만 있고 모세혈관이 없어 일부 신체기관은 괴사(壞死)되고 있는 형국이다.
그래서 경부선 대구도심구간 지하화 사업이 먼저 추진되었다. 대구시는 2017년 사전타당성 조사를 시작했고 2021년 국비 20억원을 확보해 사업추진을 위한 연구용역에 들어갔다. 2022년에는 대통령 국정과제로 채택되고 특별법까지 제정되면서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하지만 연구용역결과, 사업비용은 역세권 개발 등 철도부지 상부개발로 얻은 수익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사업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나 사업 추진이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국비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수조 원대로 예상되는 리스크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철도 지하화 사업에 뛰어들 투자자가 아예 없을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경부고속도로 직선화 방안이 제시되었다. 구미에서 영천까지의 경부고속도로를 직선화로 새로이 신설하고, 기존 고속도로는 일반도로화하는 구상이다. 남구미 IC에서 영천 JCT까지의 현행 구간은 W모양이지만, 이를 한 일(一)자 모양으로 바꾸는 것이다. 철도 지하화 사업과 달리, 현실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속도로가 대구도심권을 통과함에 따라 그동안 확장 및 개량공사가 빈번했고 그에 따라 상습 교통 정체가 지속적으로 발생했고, 경북권역 차량의 유출입으로 교통량이 과다하게 늘어났으며, 우회도로가 많아 교통편의성이 낮다는 문제점들이 꾸준히 제기되었다. 또한 대구라는 공간을 동서남북으로 분할시켜 지역 간 시너지효과를 저해하고 특히 대구 동구권과 경산권의 도시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만약 고속도로 직선화가 이뤄진다면 기존 고속도로 주변에 물리적 공간이 대폭 늘어나고, 시민의 통행료 비용이 감소하며, 물류 개선으로 인해 시간과 연료비까지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특히 맹지로 취급 받던 지역들이 생동감 있는 지역으로 되살아나 훼손되었던 국토대동맥의 기능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무엇보다 대구를 비롯, 구미·칠곡·경산·영천의 경제발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떠오른 것만 해도 첨단의료복합단지의 활성화이다.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조성한지 벌써 10년이 지났지만, 동구 안심지역과 분리되어 혁신도시의 고립은 나날이 심화되고 있다. 나열하자면 대구공항의 후적지 개발, 이시아폴리스 통합개발, 엑스코 활성화, 서대구역사 주변개발, 구미시 동서지역 통합, 경산 하양 지역개발, 영천 산업단지 활성화 등을 들 수 있다.
이제상 (행복한가족만들기 연구소 출산양육 萬人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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