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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끝내 꽃을 피운다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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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보라 (아트메이트 대표)

새해가 밝았다. 하지만 이번 새해는 여느 해와 달리 무거운 공기 속에 머물러 있다. 해를 넘어오며 일상을 뒤흔든 혼란과 비극적 사건들은 우리 사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많은 이들이 새해 인사를 나누는 것을 조심스러워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희망을 입에 담는 것을 주저하도록 만들었다. 기쁨과 기대를 품어야 할 시기에, 우리는 말할 수 없는 슬픔과 상실감을 안고 새해를 시작하게 되었다.

상실이 남긴 아픔은 한순간에 사라지지 않으며, 그 여파는 우리 모두의 마음에 흔적을 남긴다. 고통은 그 자체로 힘겹고 피하고 싶은 감정이지만, 예술은 그것을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담은 작품으로 바꾸어 내는 힘을 지니고 있다. 말로 온전히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을 대신 품고, 묵혀내어 마침내 하나의 아름다운 꽃으로 태어난다. 예술은 그렇게 스스로 존재가치를 증명하고, 인간과 사회에 위로를 건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고난과 상실의 시기는 깊이 있는 예술을 탄생시켰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바흐의 선율이 들리는 곳" "공황도, 폭동도, 혐오도 없이, 절제와 고요함만 있는 곳". 6·25 전쟁 당시, 이방인의 눈에 비친 대구 향촌동의 모습은 그러했다. 피난 온 예술가들은 전쟁의 고단함 속에서도 예술혼을 불태우며, 시대의 슬픔을 양분 삼아 삶의 의미를 그려나갔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탄생한 곡조와 붓질, 사회적 격변 속에서 쓰인 문학작품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인간의 강인한 정신과 회복의 힘을 담아냈다. 그것은 당대 사람들에게는 위로를, 후대 사람들에게는 예술 창작의 영감이 되었다. 예술은 고통을 단순히 비극으로만 남기지 않는다. 그것을 직면하고, 예술적 생명을 부여한다. 새로운 의미로 피어나, 다시 나아갈 길을 제시하며, 우리로 하여금 희망을 발견하게 한다. 오늘날 우리가 감상하는 수많은 예술 작품은 바로 그러한 시대의 산물이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현실은 무겁지만, 예술은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예술은 그 자체로 감정의 해방구이며, 동시에 삶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올 한해, 독자분들의 내면의 혼란을 정리하고, 일상의 무게를 잠시나마 내려놓을 수 있는 예술을 만나기를 소망한다. 우리가 예술 속에서 그 힘을 찾을 때, 예술은 잊고 있던 공감과 치유의 순간을 일깨우고,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어올 것이다.

곽보라〈아트메이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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