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호처 저항 제지해야 할 직무대행이 오히려 지원한다는 의심 들어… 이는 또 하나의 내란 행위"
박찬대, "경호처장 등 즉시 직위해제하지 않으면 합당한 조치 취할 것"
박지원, "불만있지만 최 대행 탄핵은 성급"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현안간담회에 참석해 회의 시작 전 자료를 살피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탄핵의 총구를 겨눴다. 민주당은 그간 최 권한대행의 탄핵에 대해선 거리를 둬 왔다.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한덕수 국무총리도 탄핵한 마당에 최 권한대행까지 탄핵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수색영장 집행이 끝내 불발될 경우 민주당이 최 권한대행의 탄핵도 감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최 대행 향해 "또 하나의 내란 행위" 맹비난
민주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대해 대통령경호처가 거부하며 버티는 상황에서 최 권한대행이 역할을 하지 않았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6일 최 권한대행을 겨냥해 "윤 대통령이 질서를 파괴하고 왕이 되려 하다가 죄수의 길을 가게 됐는데, 사태를 수습할 책임이 있는 대통령 직무대행이 똑같이 질서 파괴 행위를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법원의 정당한 영장 발부에 따라 체포를 집행하는 데 경호처가 무력을 동원해 저항하고 있다. 그런데 이를 제지해야 할 직무대행이 오히려 지원하지 않았나 하는 의심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경호처가 불법적으로 법원의 영장을 저지하면 당연히 직무배제나 해임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오히려 (공수처의) 경호처 지휘 요청을 최 권한대행이 묵살했다는 등의 보도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런 것들은 질서를 파괴해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또 하나의 내란 행위"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직무대행의 질서 파괴·내란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종준 경호처장·김성훈 경호차장·이광호 경호본부장 등이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했다. 최 권한대행은 즉시 이들의 직위를 해제하라"면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윤석열 내란수괴에게 부역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고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압박했다.
◆민주당 일부 중진, "최 대행 탄핵은 성급" 신중론
하지만, 최 권한대행 탄핵은 성급하다는 신중론이 민주당 내에서 나온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열린 민주당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윤석열 체포를 최우선에 둬야 한다"며 "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해 총 8인으로 만든 것은 인정해야 한다. 최 대행에 대해서 우리가 굉장한 불만을 가지고 있고 저도 SNS에서 비판했지만, 탄핵을 이야기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주장했다. 정동영 의원도 "최 권한대행과 국민의힘, 경호처, 대통령실 등을 한 줄로 꿰는 기획 사령탑이 지금도 움직이고 있다"며 "이 문제를 밝히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최 권한대행에 대해선 상설특검 추진 의뢰,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경호처에 대해 미조치 시 직무유기 혹은 공무집행방해공조죄 혐의 고발 등 당 입장을 설명했고, 중진의원들의 지지가 있었다"며 "탄핵에 대해서는 지도부 차원에서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당내에서 문제가 심각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심각성을 해소하기 위해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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