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영 잠룡들 출마 선언 쏟아져
흥행이 관건···지지세 이어질지 관심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에게 출마선언문을 전달 한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진영에서 잠룡들의 대선 출마 선언이 쏟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기류로 불출마 선언이 나오는 것과 달리 국민의힘은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다. 잇따른 출마 선언이 국민의힘의 대권 주자 경선 흥행과 지지세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유정복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나란히 대선 출마 선언을 했다. 이어 오는 10일엔 한동훈 전 대표, 13일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14일 홍준표 대구시장이 줄줄이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일각에선 국민의힘 대선 경선 참여하는 주자들이 최대 20여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 안철수 의원과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 유승민 전 의원도 대권 출마 채비를 갖춘 만큼 이번 주에만 9명이 출마자 명단에 오른다.
시도지사 중에서도 박형준 부산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이장우 대전시장이 출마 예상자로 분류된다. 김기현·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의 대권 도전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 밖에서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거론된다.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국민의힘 대선 후보감으로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탄핵 정국 이후 보수 진영의 선두로 나선 김 전 장관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이재명 대표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은 “12가지 죄목으로 재판받고 있는 피고인 이재명을 상대하기에는 가진 것 없는 깨끗한 손 김문수가 제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패한 지도자는 나쁜 정책을 만들어 나라를 망치고 만다"고 전했다. 또 김 장관은 중도 확장성에 자신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제가 살아온 길을 보면 좌와 우 중도의 모든 것을 삶 속에서 치열하게 안아 왔다"며 “누가 저보다 가장 어려운 약자를 챙겼는지 묻고싶다"고 했다.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의에서 황우여 선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전 대표는 오는 10일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한 전 대표가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이 들이닥치는 상황에서 비상계엄 해제를 주도했던 곳이다. 비상계엄을 막았던 사람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돼야 민주당 후보와 당당하게 싸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약자와의 동행을 강조하며 오는 13일 출마 선언을 한다. 오 시장은 "발전과 번영의 과정에서 뒤쳐진 분들을 다 함께 보듬어 안고 미래로 갈 수 있게 하는 약자와의 동행이 정말 중요한 가치“라면서 "시정 철학이 '동행매력 특별시'였고 앞으로 여러 분야별 공약이 나오는데 약자와의 동행에 가장 초첨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오는 14일 김대중·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을 당선시킨 명당으로 알려진 여의도 대하빌딩 캠프에서 대선 출마 회견을 진행한다.
정치권의 관계자는 "민주당과 달리 후보들이 쏟아지는 만큼 흥행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앞으로 국민의힘에서 경선 룰을 어떻게 설정하는지에 따라 전체적인 경선 분위기가 좌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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