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속한 전당대회 개최엔 공감…전대 준비 누가 주도할지는 결론 못 내
개혁 필요성 있지만 김용태 비대위원장 개혁안엔 이견
재선의원 절반 김 위원장 임기 연장에 힘 보태

비상대책위원장 주재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 주재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6.10 pdj663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국민의힘이 대선 패배 수습은커녕 차기 지도체제와 개혁안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당 개혁 방안을 두고 10일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전날 당 수습 및 쇄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의원총회가 성과 없이 끝난 데 이어 이날도 공방이 벌어졌다.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조속히 개최하자는 데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전대 준비를 김 위원장이 주도할지, 신임 원내대표가 맡을지와 개혁 방향은 결론짓지 못했다.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의총에서 전대는 조금 빨리 하는 게 좋지 않냐는 의견이 많았던 것 같고 그 외 건은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김 위원장이 6월 30일까지 임기를 채우는 것에는 의견 일치가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당 개혁의 필요성엔 이견이 없었으나,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후보 교체시도 진상규명 및 당무감사' 등 김 위원장의 개혁안에 대해선 계파별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이 엇갈렸다.
김대식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에 대해선 "전례가 없고, 반대가 (당내) 대세다. 그런 부분은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겨야 한다. 우리가 당론을 바꿨다고 어떻게 죄가 없는가"라면서 당무감사에 대해선 "전체적으로 반대 의견이 대체로 많았다"고 말했다.
대선 패배 책임이 있는 김 위원장이 개혁 주체가 될 수 없기에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대식 의원은 "패배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책임은 지도부가 총사퇴하는 것이고, 그러고 나서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친한계는 개혁 추진 의사를 밝힌 김 위원장에 힘을 실어주며 임기 연장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김소희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김 위원장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서 메시지를 계속 냈고, 저런 방식으로 개혁을 계속해줬으면 좋겠다"며 "김 위원장을 응원해야겠다는 생각을 조금 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들도 김 위원장의 임기 연장을 거들었다.
재선 의원들은 이날 의원모임을 갖고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늦어도 8월 말까지 개최하고, 이달 말 임기가 종료되는 김 위원장의 임기를 전대 전까지 연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재선 의원 30명 중 15명이 이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구체적 실천방안을 '민심경청 대장정' 등을 통해 마련할 것도 요구했다.
권영진 의원은 민심경청 대장정에 대해 "국민들의 혁신 요구가 있다고 생각한다. 민심을 뼈저리게 듣고 구체적 실천방안을 마련하라는 것"이라면서 "전대까지 두 달밖에 남지 않았는데 새로운 비대위원장을 다시 구해도 김 위원장만한 혁신 비대위원장이 없다고 우리는 판단했다"고 임기 연장 지지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원외당협위원장들과 만나 강도 높은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누구도 예상조차 하지 못한 수준의 혁신을, 누구도 예측하지 못할 속도로 이뤄내야 한다"며 "이제는 뼈를 깎는 각오로 변화하고 쇄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며 "이뤄내지 못한다면 국민의힘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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