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창작지원작 ‘번지점프를 하다’서 첫 호흡
윌 애런슨, 제2회 ‘마이 스케어리 걸’서 첫 만남
업계 내 ‘국립뮤지컬콤플렉스’ 추진 탄력 기대감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6개 부문(작품상·연출상·남우주연상·각본상·작사작곡상·무대 디자인상)을 휩쓴 한국 창작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작사작곡·극본을 담당한 박천휴(왼쪽)와 윌 애런슨. <연합뉴스>
제78회 토니상 6관왕을 차지한 한국 창작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주역인 윌 애런슨(Will Aronson·작곡)과 박천휴(작사·극작) 콤비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딤프)과의 인연이 주목받고 있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포스터.
'윌휴 콤비'의 협업은 제4회 DIMF 창작지원작인 '번지점프를 하다'의 2012년 초연에서 시작됐다. 2008년 뉴욕대에서 만난 그들이 처음 호흡을 맞춘 작품으로, 뮤지컬계에 신선한 파장을 일으키며 2022년까지 총 4번의 공연을 선보이는 등 큰 사랑을 받았다.
DIMF 측은 "이번 토니상 수상은 두 창작자의 탁월한 역량과 오랜 협업의 성과"라며 "동시에 그들이 꾸준히 창작의 기반을 다져올 수 있었던 다양한 무대와 기회들의 여정이 만들어낸 값진 결실이다. 딤프 역시 이번 수상으로 그들의 여정에 함께할 수 있던 밑거름이자 자양분이 되어 기쁘다"고 전했다.

뮤지컬 '마이 스케어리 걸(My Scary Girl)' 포스터.

제2회 DIMF 창작지원작 '마이 스케어리 걸' 공연 모습.
작곡가 윌 애런슨과 DIMF의 인연은 더 일찍 찾아왔다. 2008년 제2회 DIMF 창작지원작 '마이 스케어리 걸(My Scary Girl)'에서 시작됐다. 해당 작품의 작곡가로 데뷔한 그는 창작지원작 대상을 수상하면서 미국에서 공연을 선보였다. 그 결과, 2009년 뉴욕뮤지컬 페스티벌(NYMF)에 초청돼 최우수 뮤지컬상(Outstanding New Musical)과 최우수 연기상 등 2관왕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축제 원년인 2007년부터 시작된 DIMF의 창작뮤지컬 지원사업은 국내 최초로 대본과 음악만을 통해 무대화를 지원하는 개념을 도입해 진행해온 DIMF의 대표 지원사업이다. '번지점프를 하다' 외에도 최근 대구에서 재공연한 '더 픽션'(제11회), '톰 아저씨'(제13회), '블루레인'(제13회), '유앤잇(YOU&IT)'(제13회), '프리다'(제14회) 등 여러 유수의 작품들을 발굴해왔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차세대 창작자들을 위한 인큐베이팅과 안정적인 제작 환경 조성의 필요성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대구시청 산격청사(구 경북도청 일원)에서 추진 중인 '국립뮤지컬콤플렉스'는 한국 창작뮤지컬의 개발과 발전을 위해 교육부터 유통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통합 창작플랫폼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토니상 수상이 △대구 지역 문화 거점도시로서의 위상 강화 △지방 공공 창작공간 및 문화시설 확충 △글로벌 문화예술도시 조성 등 현 정부의 문화정책 방향과 맞물려 '국립뮤지컬콤플렉스' 건립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은 "딤프는 둘의 시작을 함께한 동반자로서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으며 축하의 말을 전한다"며 "윌 애런슨과 박천휴 콤비의 시작이 DIMF를 통해 이루어졌고, 이들이 함께 성장하며 세계적인 성공에 이른 지금, 우리는 앞으로도 더 많은 창작자들의 '첫 만남'과 '첫 무대'를 만들고 지원할 것"이라 전했다.
한편, 오는 20일부터 7월7일까지 대구 전역에서 제19회 DIMF가 펼쳐진다. DIMF에서 처음 선보이는 헝가리 뮤지컬 '테슬라'를 포함해 20여 편의 국내외 뮤지컬을 관객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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