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기열차’ 젊은층 인기, 언박싱을 공포로 뒤바꾼 독특함 ‘구마수녀’
살인로봇 공격에 맞서는 ‘메간2.0’ 등, ‘커미션’ ‘이상한 집’도 화제
■ 올여름 극장가 찾은 공포영화 라인업

올여름 더위에 맞설 공포영화들은 구마의식, 유튜브, AI, 다크웹 등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괴기열차' <디믹스스튜디오 제공>

올여름 더위에 맞설 공포영화들은 구마의식, 유튜브, AI, 다크웹 등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올여름 더위에 맞설 공포영화들은 구마의식, 유튜브, AI, 다크웹 등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팬엔터테인먼트 제공>
여름이 깊어가면서 연일 찜통더위가 기승이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고,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와 맞설려면 공포영화만큼 좋은 것도 없을 것이다. 뼈속 깊이 파고드는 으스스한 한기가 더위를 썩 물러가게 하는 올여름 공포·스릴러 장르 영화를 모았다. 전통적 공포영화가 귀신, 좀비에 치중했다면 구마의식, 유튜브, AI, 다크웹 등 다양해진 소재가 이채롭다.
◇오싹 숨 막히는 '한국형' 공포
MZ 연예인을 상징하는 주현영의 출연으로 관심 모은 공포영화 '괴기열차'는 현재 전국 극장가에서 순탄하게 상영중이다. 주인공 주현영의 분량과 역할이 한정적이라는 의견속에서도 그녀를 찾는 발걸음은 이어지고 있다. '괴기열차'는 공포 유튜버 '다경'(주현영)이 의문의 실종사건이 발생한 광림역의 미스터리를 파헤치면서 맞닥뜨리는 충격적 사건을 그렸다. 현재 연령별 예매분포에서 여타 영화들과 달리 10대 관객이 두드러지는 등 젊은층에게 특별히 강한 사랑을 받고 있다.
기대와 설렘을 안고 열어본 택배상자에서 선물은커녕 공포가 한아름 배달되면 어떨까. 17일 개봉한 '구마수녀'는 현대인에게 가장 즐거운 순간 중 하나인 '언박싱'의 순간을 공포로 뒤바꾼 아이디어가 특별하다. 죽은 자들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수녀가 가장 독한 저주와 마주하며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을 세밀한 연출력으로 영화화했다. 지난해 천만관객을 동원한 한국형 오컬트 '파묘'에서 자문을 담당한 무속인 고춘자, 이다영이 추천해 눈길을 끈다.
'수컷의 몰락'이란 단편영화로 신선한 이미지를 각인시킨 신재민 감독의 장편 데뷔작 '커미션'은 지난 16일 개봉했다. 웹툰 작가를 꿈꾸는 미술 강사 단경이 다크웹에서 의뢰받아 그려준 그림이 현실에서 실제 범죄로 벌어지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현실과 가상의 세계가 묘하게 오버랩되면서 인간의 뒤틀린 욕망의 민낯을 들추는 등 공포지수가 점차 높아져간다.

올여름 더위에 맞설 공포영화들은 구마의식, 유튜브, AI, 다크웹 등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올여름 더위에 맞설 공포영화들은 구마의식, 유튜브, AI, 다크웹 등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올여름 더위에 맞설 공포영화들은 구마의식, 유튜브, AI, 다크웹 등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플레이그램 제공>
◇낯설면서 친숙한 '해외' 공포
17일 개봉한 '이상한 집'은 일본에서 4주간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한 화제작이다. '레인맨'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던 공포 유튜버 '아메미야'가 조회수를 올릴 콘텐츠를 찾던 중 이상한 주택 평면도를 보게 되면서 스토리가 전개된다. 창문이 없고, 이중 문으로 둘러싸인 방이 있는 이상한 집에 대한 궁금증이 커질수록 집에 얽힌 괴담도 끊이지 않고 들려온다.
우리들 일상에 빠르게 안착 중인 AI를 소재로 한 공포영화도 눈길을 끈다. 인간이 편리해지기 위해 선택한 AI가 일상을 공포로 만들어버린다면 어떨까. 17일 개봉한 '메간 2.0'은 AI 엔지니어 젬마와 조카 케이디가 자신들이 만든 AI 아멜리아의 공격에 맞서 또다른 AI 메간과 공조하는 이야기다. 전작에서 프로그래밍 오류로 강제 종료된 AI 메간이 깨어나면서 이야기가 출발한다.
선댄스, 베를린 등 해외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에밀리 블리치펠트 감독의 '어글리 시스터'는 다음달 국내개봉을 확정했다. 우리가 기억하는 동화 '신데렐라'의 내용을 완전히 뒤집은 새로운 내용이 전개된다. 원하는 것을 차지하기 위해선 아름다워져야만 하는 경쟁의 왕국을 배경으로, 신데렐라의 의붓동생 '엘비라'가 아름다워지기 위해서 선택하는 광기들이 오싹한 공포를 안긴다.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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