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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사건 달랐지만 원인 같아…사과해야” vs “‘자연인’ 방송 보다가 영화 만들었죠”

2025-08-13 16:09

K콘텐츠 전성시대다. 전세계에 열풍을 불러온 '오징어게임'의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이번에는 K팝을 전면에 내세운 애니메이션 'K팝 데몬헌터스' 주제곡이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과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 톱1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승승장구하는 K콘텐츠 뒤에는 작품을 총괄하는 연출자가 있다. 넷플릭스와 독립영화 기대작을 만든 두 명의 연출자를 제작발표회에서 만났다.


'나는 생존자다'의 조성현 연출. <넷플릭스 제공>

'나는 생존자다'의 조성현 연출. <넷플릭스 제공>

2023년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나는 신이다'의 후속으로 제작돼 15일 공개되는 '나는 생존자다' <넷플릭스 제공>

2023년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나는 신이다'의 후속으로 제작돼 15일 공개되는 '나는 생존자다' <넷플릭스 제공>

▮'나는 생존자다' 조성현 연출

1년간 피의자 적시 소송만 6건

사건은 달랐지만 원인은 똑같아

"피해 아닌 생존자로 존중해야"

◆'나는 생존자다' 조성현 연출


조성현 PD는 뚝심과 의지로 작품을 만드는 대표적인 연출자다. MBC 'PD수첩'에서 연출자로 활동하던 그는 MBC에 제출해 반려된 기획을 넷플릭스에 제안해 2년에 걸쳐 제작했다. 공개된 후 파장은 메가톤급이었고, 3일 만에 다큐멘터리 장르로서는 처음으로 넷플릭스 한국 TV시리즈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그 작품이 2023년 '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이다.


조 PD가 또 한번 뚝심으로 후속 프로그램에 도전했다. 전작에서 자신을 메시아로 주장한 인물 4명의 추악한 이면을 조명했다면 연장선에서 기획된 '나는 생존자다'는 JMS 교주 정명석의 성폭행, 부산 형제 복지원과 지존파 사건, 삼풍백화점 붕괴 등 사이비 종교와 참사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이야기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어요. 대체 내가 왜 이걸 해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1년간 제가 피의자로 적시된 사건만 6건이에요. 아들이 '아빠 감옥 가?'라고 하는데 마음이 무너지더군요. 살해 협박까지 받으면서도 버텨야겠다고 생각한 건 나와 우리 팀을 믿고 기꺼이 자신들이 겪은 지옥 같은 이야기를 해준 많은 분들과의 약속 때문이었습니다."


제목을 '나는 생존자다'라고 정한 배경도 덧붙였다. 시즌1 방송후 '얼마나 바보 같았으면 그런 일을 당하고 있었나' 등 피해자에게 또 한번 비수를 꽂는 댓글을 보면서 가슴 아팠다는 것.


"저는 PD로서 그분들을 단순히 피해자라고 부를 것이 아니라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생존자이며, 사람들에게 생존자만이 겪고 깨달을 수 있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나는 생존자다'는 제작 비하인드까지 세밀하게 카메라에 담았다. 방송제작을 방해하는 외부 협박범과 내부 스파이의 존재가 공개된다. 생존자들이 털어놓는 이야기 역시 충격적이다. 사건으로 고통받은 이들은 수십년째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으며, 최근에도 안 좋은 선택을 한 이가 있었다. 그들이 한결같이 원한 것은 '진심 어린 사과'였지만, 아직도 요원하다. 조 PD는 더 이상 참사가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한 해법까지 제시한다.


"인간이 가장 값싸질 때 참사는 시작되고, 돈과 권력이 생명을 이길 때 우리는 또 누군가를 잃게 됩니다.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4개 사건의 피해자는 각각 달랐지만 범인은 같았고 놀라울 만큼 닮은 원인이었습니다. 사건이 아니라 시스템을 고발하는 것이죠." '나는 생존자다'는 15일 오후 4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THE 자연인' 노영석 감독

'자연인' 방송 보면서 아이디어

촬영·음악 등 혼자서 해결 눈길

"아무도 안 해 본 것에 성취감"

TV 프로그램 '자연인'에 영감받아 만든 'THE 자연인'을 들고 11년 만에 돌아온 노영석 감독 <스톤워크 제공>

TV 프로그램 '자연인'에 영감받아 만든 'THE 자연인'을 들고 11년 만에 돌아온 노영석 감독 <스톤워크 제공>

노영석 감독이 TV 프로그램 '자연인'에 영감받아 제작한 'THE 자연인' <스톤워크 제공>

노영석 감독이 TV 프로그램 '자연인'에 영감받아 제작한 'THE 자연인' <스톤워크 제공>

◆'THE 자연인' 노영석 감독


2009년 개봉한 '낮술'은 노영석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쓴 코믹작품이다. 실연당한 혁진을 위로하기 위해 모인 술자리에서 친구들은 내일 당장 여행을 떠나기로 하지만 다음 날 모두 술에 뻗고 정작 혁진만 약속장소에 나타나면서 전개되는 이야기다. 좌충우돌 청춘의 단면을 코믹하게 그린 이 작품으로 감독은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수상해 주목받았다.


서울대 출신으로 소수의 작품을 선보여온 노 감독이 11년 만에 발표한 신작 'THE 자연인'은 '낮술'만큼 기발한 착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감독은 "러닝머신 위를 뛰고 있는데 모니터에 '나는 자연인이다'를 방송하고 있었다. 순간 혼자 생활하는 저 모습을 좀 더 기괴하고, 과장되게 연출하면 좀 무섭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집필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작업에 착수한 순간을 회상했다.


'THE 자연인'은 노 감독이 연출과 각본, 촬영, 음악, 녹음, 편집, CG, 배급까지 제작의 상당 부분을 혼자서 맡았다. '낮술' '조난자들'에서 함께 한 이란희, 신운섭 배우와 변재신, 정용훈 등 새로운 얼굴이 배우로 합류했다.


"1인 제작시스템을 고집한 것은 성취감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모든 스태프 역할을 혼자서 하는 것, 아무도 안 해 본 걸 한다는 생각에 작업을 하면서 더 힘이 났던 것 같아요.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작업하면서 좀 더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구독자 늘리기에 올인한 유튜버 '인공'과 '병진'이 '자연인'을 찾아 외딴 산골짜기를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황당한 사건을 그렸다. 감독과 배우들은 첩첩산중 오지에서 실제로 자연인 생활을 하면서 서바이벌 영화를 완성했다. '즐거움, 성실함'을 모토로 작업한다는 노 감독의 신조가 녹아들어 땀 냄새가 진하게 느껴지는 동시에 코믹한 반전과 현실풍자까지 담겨 있다.


눈 밝은 관객이라면 'THE 자연인'의 무대는 왠지 낯설지가 않다. 노 감독은 "촬영장소가 '웰컴 투 동막골' 촬영장이다. 때마침 공간이 비어 있어서 운좋게 촬영할 수 있었다. 기묘한 영화체험을 통해 관객분들이 재미를 느끼고, 제가 다음 영화를 찍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전했다. 노 감독의 영화 'THE 자연인'은 오는 20일 극장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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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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