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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은 오르고, 잠은 줄고”…대구경북 청소년 ADHD 약 처방 폭증

2025-09-14 17:30

지난해 대구 8만6천건·경북 2만7천건 처방…부작용 사례도 늘어
집중력 효과 알려지며 청소년 사이 확산…‘공부 도구’ 전락 우려
3년간 청소년 ADHD 약 335만건…절반 이상이 수도권 집중

ADHD 치료제 시도별 처방 건수. <서미화 의원실 제공>

ADHD 치료제 시도별 처방 건수. <서미화 의원실 제공>

직장인 김모(49·대구 달성군)씨는 지난해 여름 고1 아들이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 진단을 받고 처음으로 치료제를 처방받았다고 했다. 평소 산만해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던 아들은 약 복용 후 성적이 눈에 띄게 올랐다. 하지만 불면과 식욕 저하 등 부작용이 동반됐다. 한달 새 체중이 3㎏ 줄자 김씨는 "아이에게 꼭 필요한 치료인지, 아니면 입시 경쟁에 내몰려 약에 의존하게 된 건지 넘 혼란스럽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대구경북에서 ADHD 치료제 처방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중력 향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이른바 '공부 잘하는 약'으로 불리는 ADHD 치료제가 청소년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모양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전국적으로 만 19세 이하 청소년의 ADHD 치료제 처방은 2022년 86만9천198건에서 2023년 112만2천298건, 지난해엔 136만7천739건으로 매년 급증했다.


대구와 경북지역 상황도 예외가 아니다. 같은 기간 대구지역 처방 건수는 5만6천519건→ 7만2천853건→8만6천737건으로 2년새 53%나 늘었다. 경북도 1만6천732건→2만2천621건→ 2만7천495건으로 64%가량 늘었다. 이 같은 수치는 수도권에 비해 절대 규모는 작지만, 증가 속도만큼은 전국 평균을 웃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을 ADHD 치료에 대한 인식 변화로 해석한다. 과거엔 병으로 여기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엔 진단과 치료를 통해 학업과 생활의 어려움을 개선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하지만 동시에 치료제의 '집중력 향상 효과'가 입소문을 타면서, 꼭 필요한 환자 외에도 일반 청소년들까지 무분별하게 처방받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3년간 보고된 부작용 사례는 전국적으로 278건에 달했다. 이 중 연령이 확인된 83건 중 절반이 넘는 47건이 19세 미만에서 발생했다. 식욕 감소, 불면, 구토, 두근거림, 틱과 같은 부작용이 대표적이다. 대구경북에서도 환자 수가 급증하는 만큼 부작용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서 의원은 "ADHD 치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달라진 건 긍정적이지만, 처방이 급증하는 만큼 안전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마약류 약물인 ADHD 치료제가 마치 '학업 도구'처럼 소비되는 현실을 경계하고, 꼭 필요한 환자들이 안정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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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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