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APEC 트럼프·시진핑 참석 기정사실화
트럼프2기 들어 두 정상 첫 대면 회담 ‘주목’

2017년 7월8일 독일 함부르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트럼프(왼쪽) 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면하는 모습. AP 연합뉴스
미중 정상의 트럼프 2기 첫 대면 무대가 '경주'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달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사실상 확정지으면서, 무역과 안보 등 분야에서 전략적 경쟁을 이어온 양국 정상이 마주하게 될 전망이다.
18일 외교가에 따르면 두 정상이 경주 정상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은 공식 발표 전임에도 불구하고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는 전날 연설에서 한미 양국 정상에 대해 언급하며 "경주 APEC에서 만나실 것"이라고 발언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 역시 같은 날 중국 외교장관 회담 후 "(시 주석 방한이) 확실한 것으로 느꼈다"고 언급했다.
정상회의는 10월 31일부터 이틀간 경주에서 개최된다. 만약 미중 정상의 참석이 확정된다면, 이는 2012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이후 13년 만의 미중 정상 동시 방한이 된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 다자 외교무대가 경주가 되는 셈이고, 경주에서 두 정상은 무역과 안보를 둘러싼 외교전을 본격적으로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율 관세 부과를 통해 세계 통상질서를 흔들고 있는 만큼, 이번 APEC 회의에서 기존 질서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강조하며 회원국들에 동참을 압박할 전망이다.
시 주석은 이에 맞서 '자유로운 국제무역 질서'를 강조, 미국을 정면 비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전날 한중외교장관회담에서 "중한은 모두 경제 글로벌화의 수혜자"라며 "국제 자유무역 체제를 수호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중의 강대강 메시지가 예상되는 가운데, APEC 회원국들의 반응도 주목된다. 전통적으로 미국에 우호적인 흐름 속 진행된 APEC회의이지만,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가 우방국들에게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는 현 정세 속에서 이번 경주 APEC이 열리기 때문이다.
정상 간 직접 대면 외에도 경주 회의에서 미중 양자 회담이 열릴지 여부도 관심사다. 양측은 관세와 무역 문제를 놓고 여러 차례 협상을 이어왔으며, 이번 회의에서 정상 간 직접 담판이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을 공식 초청했다는 보도도 있었던 만큼, 방중 일정이 APEC 전후로 조정될 가능성도 있어, 경주에서의 양자회담 성사 여부는 유동적이다.

서민지
디지털콘텐츠팀 서민지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