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섭 “내년 아프지 않고 100이닝 이상 소화 목표”
이승민 “손가락 깨무는 모습 많이 보여주고 싶어”
지난 11일 일본 오키나와에 위치한 아카마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 이승민(왼쪽)과 양창섭이 인터뷰 중이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지난 11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에 위치한 아카마구장에서 만난 양창섭.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삼성 라이온즈 양창섭.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마운드 약점은 불펜이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양창섭과 이승민은 각자의 자리에서 제 몫을 다했다.
우완투수 양창섭은 올 시즌 33경기에 등판해 63이닝을 소화하며 3승3패 2홀드 평균자책점 3.43을 기록했다. 시즌 중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다양한 역할을 맡았다. 그는 "군대 다녀온 뒤 첫 시즌인 만큼 아프지 않고 시즌을 완주하는 것이 목표였고 그건 이룬 것 같다"면서 "아쉬웠던 점은 시즌 초반 경기 감각이 잘 올라오지 않아 컨트롤에 어려움이 있었다. 타자들과 승부하면서 조금씩 감을 찾았다"고 시즌을 되돌아봤다.
양창섭은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지난 9월14일 KT 위즈전(6⅔이닝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꼽았다. 당시 호투로 선발진 진입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지만 아쉽게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는 "사실 선발 준비가 잘 안됐다"면서 "선발로 나갔을 때, 중간에 나갔을 때가 좀 달랐던거 같다"고 말했다.
양창섭은 내년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구종보다는 '컨트롤'에 집중할 생각이다. 그는 "삼진을 잡는 투수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면서 "같은 팀 아리엘 후라도나 원태인도 삼진을 많이 잡지 않지만 컨트롤이 좋아 결과를 만들어낸다"고 했다.
그동안 부상은 양창섭의 아킬레스건이었다. 그는 "트레이닝 파크에서 잘 관리해주셔서 따라하면 미리 방지를 잘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내년 목표에 대해 그는 "올해 롱릴리프나 대체 선발 역할을 맡았는데, 내년에도 선발로 들어갈 수 있다면 도전하고 싶다"면서 "무엇보다 아프지 않고 팀을 위해서 100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것이 목표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11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에 위치한 아카마구장에서 만난 이승민.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삼성 라이온즈 이승민. <삼성 라이온즈 제공>
또 다른 좌완투수 이승민은 이번 시즌 삼성의 가을야구 진출의 공신이다. 올 시즌 62경기에 등판해 64⅓이닝 3승2패 8홀드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하며 후반기 삼성 반등에 도움을 줬다.
올 시즌 불펜과 선발을 오갔다. 그는 "선발로 나갈 때는 나도 모르게 스스로를 제어하게 됐다. 선발에선 장점이 잘 안 나왔던 것 같다"면서 "반면 불펜에서는 1이닝에 내가 가진 퍼포먼스를 다 뽐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활약 비결에는 '컨트롤'을 꼽았다. 이승민은 "컨트롤이 더 좋아져 잘 던질 수 있지 않았나라고 생각한다"면서 "컨트롤이 잘 되다 보니 카운트 싸움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었다. 또 직구를 많이 던졌던 게 더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승민은 1m74㎝로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위력적인 공을 던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작은 체격이지만 남들보다 분명히 좋은 게 하나는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그게 직구의 볼 끝이라고 판단했고 직구 활용도를 더 높이면서 좋아졌던 거 같다"고 했다.
이승민은 마무리캠프에서 변화구를 추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프로에서 던진 시즌 중 가장 잘 던졌다. 그럼에도 기복이 있다보니 아쉬움도 컸다"면서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결정구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스플리터를 연습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시즌 이승민은 경기 중 마운드에서 손가락을 깨무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오른 검지를 깨무는 이유에 대해 "예전에 이호성이 마운드에서 긴장을 풀기 위해 툭툭치는 것을 봤다.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호성이와 같이 만들었는데 그게 도움이 됐다"면서 "내년 시즌에도 마운드에서 손가락 깨무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웃었다.
끝으로 이승민은 "내년엔 더 성장하고 싶다"면서 "욕심을 부리자면 내년에는 10홀드 이상은 해보고 싶고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정지윤
영남일보 정지윤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