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벌면 50은 나누라는 父 가르침 이어받아
아동복지시설·노인시설 등에 지속적 빵 기부
나눔 거창한 것 아냐…일상에서 자연스레 실천"
박성욱 (주)삼송비엔씨 대표가 좋아하는 단팥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박성욱 (주)삼송비엔씨 대표가 자신의 기부 철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100을 벌면 '50'은 기부해야한다는 아버지 말씀을 삶의 신조로 여기고 살고 있습니다."
3대째 가업을 잇는 박성욱(57) <주>삼송비엔씨 대표이사. 박 대표에게 삼송빵집은 '가족의 역사'이자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며 걸어온 시간' 그 자체다. "1957년 대구 남문시장에서 '삼송제과'로 출발했어요. 반세기를 훌쩍 넘겨 지역과 함께 성장해왔구요. 지금까지 받은 성원을 어떻게 지역에 돌려드릴지 항상 고민 중입니다."
박 대표에게 나눔은 어릴 때부터 몸에 배었다. 어린 시절 빵집엔 배고픈 부랑인이 종종 찾아왔다. 박 대표의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그들을 빈손으로 돌려보내는 법이 없었다. 박 대표의 어린 시절도 언제나 빵과 함께였다. 몰려드는 주문과 계속되는 나눔 활동으로 늘 일손이 부족했단다. 초등학교 때부터 자연스레 빵집 일을 도왔다. 학교만 끝나면 솥 앞에 서서 몇 시간씩 나무주걱으로 팥을 젓는 게 일상이었다.
그는 "어릴 때 우리 빵집은 화려함보단 고단함이 먼저였다. 할아버지부터 아버지까지 모두 새벽 4시에 가게 문을 열고 오후 6시가 돼서야 집에 왔다. 어린 눈에도 그 일상이 힘겹게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이어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어려운 이웃을 어떻게 대하는지도 목도하며 자랐다. 그래서 나눔이 여유가 있을 때만 하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걸 자연스럽게 실천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래서 빵집도 물려받게 됐다"고 했다.
삼송빵집은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있다. '당일 생산·당일 판매' 원칙상 다음 날 판매가 어려운 빵은 폐기하지 않는다. 아동복지시설·노인시설에 꾸준히 전달한다. 매출실적이 나빠도 그 활동은 멈추지 않았다. 회사 사정을 이유로 기부량을 줄이면 빵을 기다리는 이웃들이 더 힘들어질 수 있어서다.
그는 "취약 계층 외에도 경찰서·소방서 간식차 지원, 지역 복지기관 후원,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제과·제빵 진로 교육 등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삼송빵집인 건재한 것은 결국 대구 시민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받은 만큼 지역에 다시 보태야 한다는 신념이 있었기에 아너 소사이어티(2017년·대구 94호)까지 가입하게 됐다"고 했다.
인터뷰 내내 그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쑥스러워했다. 박 대표는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한 것을 나눔이라고 부르지만, 막상 해보면 내가 조금이라도 이 사회에 보탬이 됐다는 느낌이 더 크다"며 "그 뿌듯함이 나를 다시 움직이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실천이 쌓이면 마음이 달라지고, 그 따뜻함에서 진짜 나눔이 싹튼다"고 덧붙였다.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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