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치료사·사회복지팀 힘 모아 출간…병원 공동 작업의 따뜻한 결실
“용기와 사랑의 기록”…병원 측 “치유 가치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
병원·도서관·복지기관에 무료 배포…지역사회에 희망 전하는 시집
경산 양지기쁨병원에서 첫 시집을 출간한 서은성 씨가(앞줄 왼쪽 둘째) 병원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양지기쁨병원 제공>
암 투병 중에도 시를 써 온 서은성 씨의 첫 시집 '바람결에 남은 당신의 이름으로'가 병원 내 공간에 전시돼 있다.<양지기쁨병원 제공>
경북 경산 양지기쁨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아온 환자 서은성씨가 최근 아내와의 추억을 시로 담아낸 첫 시집 '바람결에 남은 당신의 이름으로'를 출간했다.
양지기쁨병원에 따르면 서 씨는 암 치료 과정에서도 매일 자신의 감정과 일상을 기록하며 마음을 다스려 왔다. 생전에 가장이자 동반자였던 아내를 잃은 뒤의 깊은 그리움, 병원에서 보내는 고독한 시간, 고통 가운데서도 놓치지 않으려 했던 작은 희망이 그의 시 곳곳에 배어 있다. 그의 진솔한 기록은 그동안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조용한 위로가 돼 왔다.
시집 발간은 병원 전체가 함께 만든 결과물이기도 하다. 서 씨의 글이 병동 곳곳에서 잔잔한 울림을 준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의료진·사회복지팀·재활치료사들이 힘을 모아 출간 작업을 도왔다. 병원은 이를 계기로 환자의 정서적 회복을 돕는 예술·문화 기반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시집은 병원 이용 환자와 보호자에게 무료로 배포되며, 지역 도서관과 복지기관 등에도 기증될 예정이다.
양지의료재단 양석승 회장은 "그의 시에는 아픔을 끌어안고도 삶을 지탱해온 용기와 사랑이 담겨 있다"며 "이번 출간은 환자의 개인적 성취를 넘어 병원이 지향하는 치유와 회복의 가치가 현실이 된 따뜻한 사례"라고 말했다.
양지기쁨병원(병원장 김경렬)은 재활의학과 전문의 4명을 포함한 40여 명의 재활 치료 인력이 상주하는 지역 대표 재활 전문병원이다. '일상의 기쁨을 되찾는 재활치료'를 목표로 신체·정신·사회적 회복을 아우르는 통합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 내 최대 규모의 재활치료실을 보유하고 있다.
강승규
사실 위에 진심을 더합니다. 깊이 있고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기록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