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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대나무 비계

2025-12-01 08:47

비계(飛階)는 높은 곳에서 공사할 수 있도록 임시로 설치한 가설물을 말한다. 공사중인 건물 외벽을 따라 설치하는 것으로 통상적으로 금속제품이 사용된다. 그런데 홍콩에서는 상당수 공사장에서 대나무로 만든 비계가 쓰인다. HSBC 본사 등 홍콩의 상징적인 고층 건물을 짓는데도 대나무 비계가 사용됐다.


대나무 비계는 2000년 전인 한나라 때부터 공사에 사용돼 왔다. 지금은 중국 본토에서도 대나무 비계는 사라졌다. 대나무 비계는 실용적인 장점과 전통이 있다. 금속 비계에 비해 비용은 1/6 수준이지만 설치 및 해체에 걸리는 시간은 6배나 빠르다고 한다. 또 어려운 좁은 공간에도 설치할 수 있다. 여기에다 지금은 홍콩에서만 볼 수 있는 중국의 전통 건축기법이다.


하지만 대나무 비계는 부러지거나 불이 붙을 수 있어 생명을 위협한다. 실제로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대나무 비계에서 작업하다 숨진 사고가 22건이나 발생했다. 대나무 비계 때문에 크고 작은 화재도 발생했다. 이 때문에 홍콩 당국은 올해 3월 대나무 비계를 점진적으로 퇴출시키고, 공공부문 공사장부터 금속 비계로 대체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 26일 32층짜리 아파트단지 '웡 푹 코트'에서 수 많은 사람이 숨진 화재 참사가 발생했다. 정확한 원인은 좀 더 조사해야 알겠지만, 이유 중 하나로 대나무 비계가 꼽힌다. 이번 참사로 홍콩에서 대나무 비계의 퇴출 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전통도, 실용도 좋지만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김진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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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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