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확보조차 어려운 300g대…191일간 이어진 집중 치료
자가 호흡·수유까지 회복…‘퇴원’으로 이어진 생명의 시간
국내외서도 드문 사례…지역 의료가 증명한 신생아 치료 역량
신생아집중치료실(NICU) 의료진과 가족이 출생 체중 328g의 극초미숙아 이유주 아기의 퇴원을 축하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유주는 재태기간 26주에 태어나 191일간의 집중 치료 끝에 체중 4㎏으로 성장해 건강하게 퇴원했다.<대구가톨릭대병원 제공>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히는 초극소저체중출생아가 191일간의 사투 끝에 건강한 모습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생존 가능성의 한계를 넓혔다는 점에서 지역 의료가 만들어낸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태아성장지연으로 사산 위험이 극히 높았던 이유주 아기가 신생아집중치료실(NICU)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최근 체중 4㎏에 이르러 퇴원했다고 20일 밝혔다.
유주는 지난 6월 12일 재태기간 26주 만에 응급 제왕절개로 태어났다. 출생 당시 체중은 328g. 일반적으로 1㎏ 미만 미숙아는 폐와 심장 등 주요 장기의 미성숙으로 중증 합병증 위험이 매우 높다. 특히 300g대 초극소저체중아는 혈관 확보나 검사 채혈조차 쉽지 않아 빈혈과 호흡부전, 감염 위험이 극도로 높은 고위험군에 속한다.
의료진은 유주를 위해 24시간 집중 치료에 나섰다. 극도로 작은 체구 탓에 사소한 처치 하나에도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됐지만, 의료진의 세심한 관리와 부모의 헌신적인 돌봄 속에 유주는 여러 고비를 넘기며 점차 회복했다. 생후 100일을 맞은 9월에는 신생아중환자실에서 '100일 잔치'를 치를 만큼 상태가 안정됐다. 이후 자가 호흡과 수유가 가능해지면서 퇴원 기준을 충족했다.
출생 체중 328g의 극초미숙아 이유주 아기가 신생아집중치료실(NICU)에서 생후 100일을 맞아 인큐베이터 안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여러 고비를 넘긴 뒤 맞은 백일로, 의료진과 가족에게 회복의 전환점이 된 순간이다.<대구가톨릭대병원 제공>
부모는 "태어났을 때는 기쁨보다 두려움이 컸다"며 "의료진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돌봐주셨고, 유주도 스스로 버텨줘서 오늘이 가능했다. 이제는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주기만 바란다"고 소망했다.
이번 사례는 의료계에서도 이례적인 성과로 꼽힌다. 2024년 발표된 제3차 신생아중환자실 적정성 평가 결과에 따르면 출생 체중 500g 미만 신생아의 생존율은 26.1%에 그친다. 특히 300g대 초극소저체중출생아의 생존 퇴원율은 1% 미만으로 알려지는 등 국내외 통틀어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지은 모아센터장은 "300g대 극초미숙아가 스스로 호흡하며 성장하는 모습은 의료진 모두에게 큰 울림을 준다"며 "지역 의료 현장에서 생존의 경계를 넓혔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보건복지부와 대구시, 병원의 지속적인 지원에도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앞으로도 고위험 신생아 치료 역량을 강화하고, 초극소저체중아의 생존과 장기적 건강을 돕기 위한 모아센터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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