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만 의장
경북도의회의 경북·대구 행정통합에 대한 찬성 결정에 박성만 경북도의회 의장은 이번 판단을 "구체를 미리 박아둔 결론이 아닌, 큰 틀의 선언적 출발"로 규정했다. 통합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되 세부 조건을 섣불리 고정하지 않은 이유가 분명하다는 설명이다.
박 의장은 "지금 단계에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겠다고 가지를 달아놓는 순간, 오히려 통합 이후 국회와 차기 정치권이 풀어야 할 역할의 공간이 사라진다"며 "큰 방향만 열어두고 세부는 국회와 차기 국회의원, 통합 자치단체가 책임 있게 정리해 나가는 구조가 맞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도청 소재지, 권한 배분, 재정 구조 등을 모두 못 박아놓은 상태에서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오히려 갈등을 고착화시킬 위험이 있다"며 "지금은 선언적 결단을 통해 논의의 장을 여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장은 이번 결정이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음을 인정했다. "22개 시·군을 대표하는 도의원들이 특위와 상임위 논의를 거치며, 지역 주민들의 우려와 기대를 충분히 전달받아 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경북의 미래를 놓고 함께 가야 한다는 거시적 판단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제부터가 더 험난한 과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통합이 결론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박 의장은 "특별법에 무엇을 담아내느냐에 따라 통합의 성패가 갈린다"며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의 역할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전·충남, 광주·전남과 단순 비교할 것이 아니라, 경북만의 특색과 경쟁력을 분명히 담아내야 한다"며 "그래야 통합이 형식이 아니라 실질이 되고, 경북이 다시 대한민국 백년 미래의 중심으로 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의장은 통합 논의를 둘러싼 역사적 평가는 결국 시간이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오늘의 결정이 옳았는지에 대한 판단은 훗날 역사에 맡길 수밖에 없다"며 "다만 지금 이 시점에서 도의회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정부가 던진 새로운 국가 운영의 화두에 책임 있게 응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통합을 선택하든, 보완하든 그 모든 과정에서 겸손하고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며 "속도가 아니라 완성도가 중요하다는 원칙을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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