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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여행-경남 거창 산림레포츠파크] 백두대간 천혜의 산림 정기 ‘한 손’에 담다

2026-02-07 09:11
바른손 전망대. 백두대간의 정기를 한 손에 가득 담는다는 의미라고 한다. 골짜기 저 아래에 고제저수지가 유리조각처럼 보인다.

바른손 전망대. 백두대간의 정기를 한 손에 가득 담는다는 의미라고 한다. 골짜기 저 아래에 고제저수지가 유리조각처럼 보인다.

해발 920m 신풍령은 거창과 무주를 잇는 백두대간의 고개다. 과거 신라와 백제의 접경 지역으로 '빼재'라고도 한다. '빼'는 '뼈'를 뜻한다. 이곳에서 수많은 전투가 있었고 많은 이들의 뼈가 묻혔다는 의미다. 옛날에는 37번 국도가 이 고개를 끙끙 넘었다. 겨울이면 그나마도 제한되기 일쑤였다. 한겨울 재 넘기가 가능해진 것은 2013년 새로운 도로가 확장 개통되고 빼재 터널이 신설되면서다. 험난했던 옛 도로는 자연스럽게 용도 폐기되었지만, 거창군은 방치 대신 활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천혜의 자연을 가진 깊고 높고 가파른 골짜기에 10년 공을 들였다. 그 결과가 2025년 3월에 개장한 산림레포츠파크다.


트리탑은 총길이 133m의 공중 산책로다. 그 가운데에 바른손 전망대가 하늘을 향해 있다. 트리탑과 전망대를 떠받치는 기둥과 안전난간은 자작나무의 모습이다.

트리탑은 총길이 133m의 공중 산책로다. 그 가운데에 바른손 전망대가 하늘을 향해 있다. 트리탑과 전망대를 떠받치는 기둥과 안전난간은 자작나무의 모습이다.

전망대에서 뒤돌아보면 울창한 덕유산이다. 빼재터널이 지나가는 자그마한 안부 아래 정수리만 보이는 오렌지색 건물은 백두대간생태교육장이다.

전망대에서 뒤돌아보면 울창한 덕유산이다. 빼재터널이 지나가는 자그마한 안부 아래 정수리만 보이는 오렌지색 건물은 백두대간생태교육장이다.

◆ 파크의 중심 트리탑과 바른손 전망대


산림레포츠파크는 산림을 기반으로 한 여가, 휴식, 모험, 체험의 공간이다. 숙박시설들과 다양한 레포츠 체험시설이 남북으로 긴 골짜기 경사지에 들어서 있고 그 중심에 '트리탑'과 '바른손전망대'가 압도적인 눈길을 끌며 위풍당당 자리한다. 트리탑은 총길이 133m의 공중 산책로다. 그 가운데에 거대한 오른손이 하늘을 향해 있다. 백두대간의 정기를 한 손에 가득 담는다는 의미라고 한다. 손은 수목의 신처럼 땅에서 솟아나와 있고 수피와 같은 피부를 가졌다. 아래에서 보면 먼 데서 날아오는 비둘기를 맞이하려 내민 여신의 손 같고, 옆에서 보면 자연의 힘 그 자체인 티탄의 손 같다. 손바닥 위에 오르면 굵고 반질반질한 손가락이 눈 앞이다. 500㎖ 우유를 한 번에 마신 아기처럼 통통한 손가락이다. 나는 부처님 손바닥의 손오공 같기도 하고, 꽃잎 위의 엄지공주 같기도 하다.


골짜기 저 아래에 고제저수지가 유리조각처럼 보인다. 하얗게 얼어있던 그 큰 저수지가 저리도 작다. 뒤돌아보면 울창한 덕유산이다. 짙은 전나무 숲의 톱니 같은 수관이 멋지다. 여기저기 무리를 이룬 낙엽송들은 가을날 얼마나 아름다울는지. 빼재터널이 지나가는 자그마한 안부 아래 정수리만 보이는 오렌지색 건물은 백두대간생태교육장이다. 트리탑 서편의 뾰족집은 숙박시설인 '숲속의 집'이다. 테라스에서 맞이하는 운무와 별과 비와 눈과 모든 계절들이 그리 아름답다고 한다. 숲속의 집 뒤편 숲으로 난 산책로는 백두대간생태교육장으로 이어진다. 트리탑과 전망대를 떠받치는 기둥과 안전난간은 자작나무의 모습이다. 상상에 과장을 더하자면 트리탑을 걷는 일은 자작나무 숲을 소요하는 것과 비슷하다. 난간 너머로 백합나무 우듬지가 손에 닿는다. 튤립처럼 봉오리가 열린 열매들이 하늘을 향해 입을 벌리고 있다. 골짜기 바람에도 나무를 꼭 붙들고.


캠핑장 앞은 어린아이들을 위한 생태놀이터다. 지형을 활용한 미끄럼틀, 모래놀이, 언덕 오르기, 그물 놀이 등의 시설이 귀엽게 자리한다.

캠핑장 앞은 어린아이들을 위한 생태놀이터다. 지형을 활용한 미끄럼틀, 모래놀이, 언덕 오르기, 그물 놀이 등의 시설이 귀엽게 자리한다.

트리탑 주변에는 짚 코스터, 로프 어드벤처, 로프 클라이밍 등의 레포츠 시설이 넓게 분포한다. 수목의 상층부를 직접 연구하기 위한 기구가 일반인들의 이색적인 즐거움이 되었다.

트리탑 주변에는 짚 코스터, 로프 어드벤처, 로프 클라이밍 등의 레포츠 시설이 넓게 분포한다. 수목의 상층부를 직접 연구하기 위한 기구가 일반인들의 이색적인 즐거움이 되었다.

트리탑 주변에는 짚 코스터, 로프 어드벤처, 로프 클라이밍 등의 레포츠 시설이 넓게 분포한다.

트리탑 주변에는 짚 코스터, 로프 어드벤처, 로프 클라이밍 등의 레포츠 시설이 넓게 분포한다.

◆ 산속의 흥미진진 모험나라


트리탑 남쪽의 하얀 건물은 산림휴양관이다. 전나무, 자작나무, 느티나무, 층층나무, 고로쇠나무, 잣나무, 느릅나무, 신갈나무, 백합나무, 물푸레나무 등 노래 같은 이름의 방이 10개 있다. 그 주변을 빙 둘러 오토캠핑장이 조성되어 있다. 사이트마다 산철쭉, 에키네시아, 붓들레아 등 계절별 꽃들이 피어난다. 캠핑장 앞은 어린아이들을 위한 생태놀이터다. 지형을 활용한 미끄럼틀, 모래놀이, 언덕 오르기, 그물 놀이 등의 시설이 귀엽게 자리한다. 트리탑 동편에는 짚 코스터, 로프 어드벤처, 로프 클라이밍 등의 레포츠 시설이 넓게 분포되어 있다. 현재 레포츠 체험시설은 휴장 중이다. 봄에, 개장한다.


본디 '트리탑'은 나무의 꼭대기다. 과거에는 땅 위에서만 숲을 바라보았다. 땅 위에서는 결코 알 수 없는 숲의 비밀이 나무 꼭대기에 집중되어 있었고, 그래서 트리탑은 '숲의 마지막 개척지'라 불렸다. 1970~80년대에 이르러서야 수목의 상층부를 직접 연구하기 위한 다양한 기법들이 도입되었다.


수십 미터 높이의 나무 꼭대기에 접근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냈다. 나무와 나무 사이에 구름다리를 놓아 이동하며 관찰하는 워크웨이(Walkway), 건설 현장의 크레인에 바구니를 매달아 타고서 자유롭게 이동하는 캐노피 크레인(Canopy Crane), 직접 줄을 타고 나무를 오르는 식물학적 로프 등반 (Arborist Ropes), 숲 위에 거대한 그물망이나 에어매트를 떨어뜨려 마치 '숲의 바다 위에 떠 있는 섬'처럼 연구 기지를 만드는 인플래터블 플랫폼(Inflatable Rafts)등이 그것이다. 이는 산림 생태학 연구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었고 오늘날의 정밀 산림 경영과 생태계 보전 연구의 기초가 되었다.


이제는 레이저가 숲을 3D로 스캔하고 드론이 촬영한 다채널 영상을 분석한다. 과학자들의 연구용 워크웨이는 '숲 하늘 길'이나 '데크로드'나 '무장애 나눔길' 등이 되었다. 식물학적 로프 등반은 트리클라이밍이나 로프 클라이밍이 되었다. 장비를 운반하거나 연구원이 나무 사이를 빠르게 이동하기 위해 설치했던 수단은 짚 라인으로, 공중 플랫폼은 '트리하우스'나 해먹, 공중그물 등이 되었다. 과학자들의 연구를 위한 기구가 일반인들의 이색적인 즐거움으로 변신했다. 멋있지 않나. 너무 멋있어서 몸이 부르르 떨린다.


로프 클라이밍 뒤편에 어린 자작나무 숲이 있다. 백합나무도 여럿 보인다. 옆으로 빼재에서 흘러내려온 계곡물이 흐른다.

로프 클라이밍 뒤편에 어린 자작나무 숲이 있다. 백합나무도 여럿 보인다. 옆으로 빼재에서 흘러내려온 계곡물이 흐른다.

◆ 숲 도시 거창


로프 클라이밍 뒤편에 어린 자작나무 숲이 있다. 사실 자작나무인가 물푸레나무인가 갸웃했는데 아무래도 자작나무 같다. 백합나무도 여럿 보인다. 이곳 산림레포츠파크에 산책하기 좋은 숲길은 매우 아쉬운 편이다. 자작나무 숲도 공식적인 산책로는 아니지만 잠시 어슬렁대기에 부족함은 없다. 옆으로 계곡물이 흐른다. 빼재에서 흘러내려온 물이다. 하얗게 언 모습인데 물소리 골골골 들린다. 이 골짜기의 바로 서쪽 골짜기인 북상면 소정리에 총 30㏊, 9만 본 규모의 자작나무 숲이 있다. 2021년에 조성한 것이다. 조금 먼 동쪽 가야산 자락 골짜기인 가북면 용암리에도 40㏊, 12만 본의 자작나무 숲이 있다. 지난해에 조성했다. 거창군은 남부권 최대 규모의 '자작나무 숲' 벨트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니 이 작은 자작나무 숲이 예사롭지 않다.


거창군은 덕유산, 가야산, 지리산 등 3대 국립공원에 둘러싸여 있다. 천혜의 산림자원을 보유한 지역인 것이다. '임사(林事)'라는 말이 있다. 이는 숲과 함께하는 생활을 뜻하며 인류가 수백만 년 동안 유지해 온 삶 그 자체다. 그리고 이제는 산림체험과 산림산업 등을 포함한다. 곰곰 생각해 보면 이곳 산림레포츠파크와 자작나무숲 벨트, 가조의 항노화 힐링랜드, 감악산 마루의 무장애 나눔길 등이 동그랗게 연결된다. 이러한 산림관광과 고부가가치 임업소득 창출, 그리고 기후위기 대응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숲 도시 거창의 청사진이라 한다. 차근차근 이뤄나가고 있다는 것을 매년 느낀다. 우리는, 누리면 된다.


글·사진=류혜숙 전문기자 archigoom@yeongnam.com


거창 산림레포츠파크는 2025년 3월에 개장했다. 용도 폐기된 옛 도로와 천혜의 자연을 활용해 10여년 공들인 결과다.

거창 산림레포츠파크는 2025년 3월에 개장했다. 용도 폐기된 옛 도로와 천혜의 자연을 활용해 10여년 공들인 결과다.

>>여행정보


12번 대구광주고속도로 광주방향으로 가다 거창IC로 나간다. 톨게이트 앞 회전교차로에서 3시 방향 출구로 나가 함양, 버스터미널 방면 1089번 지방도를 따라 계속 직진(회전교차로에서는 12시 방향 출구), 주상면 주상삼거리에서 무주, 구천동, 고제 방면 10시 방향으로 나가 직진, 완대삼거리에서 무주, 설천 방면 3시 방향으로 나가 37번 국도를 타고 직진하면 된다. 빼재터널 닿기 전 왼편에 산림레포츠파크 입구가 있다. 동절기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며 매주 화요일 휴무다. 전망대 입장료는 2천원이며 숙박객은 1회 입장 무료다. 레포츠시설은 3월부터 재개할 예정이다. 기상악화 시 전망대 및 레포츠시설의 운영은 즉시 중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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