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저게 뭐야? 저 아저씨들 옷을 다 벗은 거야?" 주말이라 늦은 점심식사를 마친 후 아이들과 TV를 시청하고 있던 주부 강모씨(36)는 너무도 충격적인 장면에 황급히 TV를 꺼야만 했다.
7월30일 오후 4시 생방송으로 진행된 MBC '음악캠프'에서 안무팀 중 2명이 전라로 카메라 앞에서 춤을 추는 대형 방송사고가 났던 것.
사고의 주인공은 남성 5인조 펑크 그룹 럭스(RUX). '음악캠프' 제작진은 황급히 카메라를 객석으로 돌렸지만 이미 전라의 앞모습이 2초간 여과없이 방송에 나간 후였다. 강씨는 공영방송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초등학교 4학년인 딸 또한 한동안 충격에 빠진 것 같았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음악캠프'는 그동안 선정적 장면으로 수차례 지적을 받아왔던 프로그램. 지난달 6일 방영분에서는 신인가수 채소연씨가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선정적인 안무로 파문을 일으킨 적도 있었다.
또 7월27일 밤에는 KBS 2TV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에서 시어머니가 며느리로부터 뺨을 맞는 장면이 방송돼 물의를 빚었다. 시어머니가 손자를 돌보던 중 손자가 가벼운 화상을 입자, 며느리가 "애를 어떻게 봤냐"며 시어머니 뺨을 때리고 아들도 울먹이는 어머니에게 "맞을 짓을 했다"고 말하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던 것. 시청자 게시판은 비윤리적인 장면을 여과없이 내보낸 KBS 제작진에 성토의 글을 계속 올리고 있다.
'음악캠프'로 물의를 일으킨 MBC는 이번 방송사고의 중대성을 감안, 7월31일 오전 긴급 연예오락심의위원회를 열고 '음악캠프' 방송을 중단키로 결정하고, 제작 관계자들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키로 했다.
방송위원회 또한 '방송 프로그램 중지' '방송 프로그램 편성책임자와 관계자 징계' 등의 조치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1997년 생방송 도중 상스러운 손짓을 하고 카메라에 침을 뱉는 등 돌출행동을 한 록그룹 '삐삐롱 스타킹'이 1년간 방송중지 등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어쨌든 이번 불미스러운 사건을 계기로 지상파들은 사회적 공기(公器)임을 자각해 신중한 출연자들의 선정과 방송사들 간의 지나친 경쟁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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