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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 월배시장 옆서 박격포탄…6·25 잔재, 왜 계속 나오나

2025-04-18 13:10

전국 공사현장서 해마다 1천여 발…사전탐지 체계 여전히 부실
6·25 포탄, 서울·부산·대구서 잇따라…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아
문화재 조사는 의무, 불발탄 조사는 ‘선택’…제도 공백 여전

대구 달서구 월배시장 옆서 박격포탄…6·25 잔재, 왜 계속 나오나

18일 대구 달서구 진천동 월배시장 인근 경찰 지구대 신축 공사 현장에서 6·25전쟁 당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박격포 포탄이 발견돼 폭발물 처리반이 수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포탄은 지하에 매장돼 있던 상태로, 굴착 작업 중 노출됐다. 전문가들은 도심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이 같은 불발탄 발견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영남일보 AI 제작>

18일 대구 달서구 진천동 월배시장 인근 경찰 지구대 신축 공사현장에서 6·25전쟁 당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박격포 포탄이 발견됐다.

폭발물 처리반이 신속히 수거하면서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번 사례는 한국 사회가 여전히 '정리되지 않은 전쟁'을 안고 있음을 보여준다.

도심지 한복판에서 전쟁 잔재가 발견되는 일은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도심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지하에 남아 있던 전쟁 유물, 특히 불발탄이나 군수품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실제 지난해에도 서울 강서구, 인천 서구, 부산 금정구 등 도심 재개발 현장과 도로 공사 구간에서 불발탄이 잇따라 발견됐다.

대부분 6·25전쟁 당시 미군이나 북한군이 사용한 박격포탄, 수류탄, 대전차포탄 등으로, 수십 년간 땅속에 묻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군 당국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전국에서 수거된 불발탄은 약 1천200여 발.

이 중 절반가량이 도심 내 공사장, 재개발 구역 등에서 나왔다.

전시 상황에서 미처 폭발하지 않고 남은 탄약들이 땅속에 잠들어 있다가 굴착기나 땅파기 작업 중 노출되는 것이다.

문제는 불발탄 발견이 '운에 맡긴 대응'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현재로선 공사현장에 대한 폭발물 사전 탐지가 의무화돼 있지 않다.

문화재 발굴 조사는 법적으로 규정돼 있으나, 불발탄에 대한 체계적인 사전 조사나 공공 매뉴얼은 미비한 상황이다.

국방안보 분야 한 전문가는 “위험물로 분류되는 불발탄은 단순 유물과 달리 생명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민간 주도의 도시 개발이 많아지는 만큼, 일정 규모 이상의 공사에는 군이나 전문 기관의 지뢰·탄약 탐지 절차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70년 전 전쟁이 끝났지만, 그 흔적은 여전히 시민들의 일상 가까이에 존재한다.

이번 대구 월배시장 인근 사례처럼, 일상 공간에서 불쑥 모습을 드러내는 불발탄은 과거와 현재가 맞닿아 있음을 상기시킨다.

도시의 땅을 깊게 파헤칠수록, 한국 사회가 아직 온전히 봉합하지 못한 전쟁의 흔적도 함께 드러난다.

안보와 안전 사이에서 불발탄은 단지 과거의 유물이 아닌, 현재도 관리해야 할 '진행형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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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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