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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공룡 뛰놀던 시절 대구는 거대한 호수…고산골·욱수천 10∼20개씩 발자국

2013-09-13

1억년전 대구·군위 공룡발자국 화석산지를 찾아서

공룡 뛰놀던 시절 대구는 거대한 호수…고산골·욱수천 10∼20개씩 발자국
앞산 고산골 연흔
공룡 뛰놀던 시절 대구는 거대한 호수…고산골·욱수천 10∼20개씩 발자국
건열

‘하천마다 공룡발자국, 계곡마다 어류화석.’
대구·경북지역은 중생대 백악기 ‘공룡의 수도’였으며 ‘어류의 표본실’이었다. 대구지역에서만도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모든 어류화석을 볼 수 있을 정도다.
정만진 위클리포유 대구지오 자문위원은 “근세까지만 해도 대구에는 호수와 습지가 많았다. 현 서문시장과 영선시장도 못이었고, 지금은 매립됐지만 감삼못, 배자못 등도 꽤 큰 못이었다”면서 “호수와 습지가 많았다는 건 공룡이 뛰놀던 시기에 대구지역이 호수였다는 걸 입증하는 증거가 된다”고 했다.
위클리포유 대구지오팀이 지난 5~6일 대구와 인근 군위지역 공룡발자국 화석산지를 답사했다.

■ 대구지역 공룡 발자국 화석산지

산지 위치 발자국
화석수
종류 상태
용각류 조각류 수각류 보행열
1 동신교 근처 57개 O     O 물에 잠겨 있음
2 남구 봉덕동 고산골 10개     O O 형태가 흐릿함
3 북구 노곡동
경북고속도로 절개지
77개 O O O O 암석이 잘 부서짐
수풀에 덮여 있음
4 수성구 매호천 하상 35개 O O O O 피복된 상태로 있음
5 수성구 욱수천 하상 25개 O     O 하천 공사중 관리 불량
6 동구 지묘동 17개 O       매몰됨
7 달서구 신당동 2개   O     경북대자연사박물관 소장
8 남구 봉덕동 
미리내아파트 앞 계곡
2개 O       관리 불량
9 수성구 지산동 야산 계곡 5개 O     O 보존 처리 안됨
10 수성구 이천동 배수로 5개 O       하천정비 작업으로 파손됨
11 동구 신서동 계곡 5개 O       관리 불량
총계 240개 9 3 3 6  


공룡 뛰놀던 시절 대구는 거대한 호수…고산골·욱수천 10∼20개씩 발자국


◇앞산 고산골 화석

“4족보행 초식공룡인 용각류
혹은 2족보행 조각류 가능성”
이곳이 호수였다는 증거인
연흔·건열 구조 함께 발견

◇수성구 욱수천 화석

앞발 길이 12㎝…뒷발은 25㎝
4족보행 초식 용각류 추정
“풍화·침식 우려…흙 제거를”

◇군위 의흥면 화석

2개 보행렬에 발자국 30개
육식공룡 함께 발견 이례적

◆앞산 고산골 초입 공룡발자국 및 건열과 연흔

공룡발자국은 화강암 지층에선 발견되지 않는다. 대개 퇴적암과 셰일, 이암 등지에서 발견된다. 공룡발자국 화석은 압력과 매몰, 암석화(다짐)의 과정을 거쳐 형성된다.

앞산 고산골 고산골공영주차장 옆 개울 암반에는 약 1억년 전 중생대 백악기 공룡발자국으로 추정되는 화석 10여개가 있다. 발자국의 크기는 20~30㎝ 내외다. 이 계곡의 지층은 퇴적암이다.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흘렀으며, 작은 물고기도 보였다. 이 발자국은 2006년에 발견됐다. 대구 남구청이 등산로에 ‘고산골 공룡발자국, 연흔·건열 화석지’라는 입간판을 설치해 등산하는 시민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했다.

전영권 위클리포유 대구지오 자문위원은 “고산골 공룡발자국으로 추정할 때 중생대 쥐라기~백악기에 번성한 4족보행의 초식공룡인 용각류와 역시 초식공룡으로 2족보행을 하던 조각류 공룡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곳 암반에서는 연흔(ripple mark)도 함께 발견할 수 있다. 연흔은 모래나 진흙이 쌓인 표면에 물결모양의 구조를 보이는 것으로, 바람이나 물의 파동으로 생긴다.

200m쯤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건열(mud crack)도 발견할 수 있다. 건열은 지표면에 퇴적된 점토, 실트 또는 이토가 수분이 증발해 마르면 표면이 수축하면서 불규칙한 다각형모양으로 갈라지는데, 이때 형성된 퇴적구조다. 거북등 같은 모습의 갈라진 암석을 시멘트로 때워 붙인 것 같다. 물속에도 건열구조가 뚜렷이 보인다. 이와 같은 사실로 추정할 때 고산골을 비롯한 경상지층은 거대한 호수였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기후는 아열대였으며, 공룡의 먹이가 풍부한 지역이었을 것이다.

전 위원은 “야외에 노출된 자연사 문화재는 인위적인 훼손은 물론, 자연적인 풍화나 침식에 의해 소실될 가능성이 크므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세밀한 보존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성구 욱수천 공룡발자국

대구지하철 2호선 사월역에서 남쪽 욱수천을 따라 600m쯤 올라가면 왼편에 대한성결교 대구교회가 보인다. 이 대구교회 맞은편 하천에 공룡발자국 화석산지가 있다.

지난 5일, 정만진 위클리포유 대구지오 자문위원과 함께 공룡발자국을 찾아 나섰으나 예전에 있던 안내 입간판이 사라졌다. 대구 수성구청이 발주한 모 건설사가 욱수천 정비 공사를 하면서 입간판을 창고에 모셔(?)두었기 때문이다.

이곳의 공룡발자국은 2001년 박두광 지구과학 교사(성명여중)가 현지답사차 발견했다. 발자국 개수는 20여개다. 공룡 앞발은 길이 12㎝, 폭 16㎝이며 뒷발은 길이 25㎝, 폭 19㎝다. 뒷발은 발자국의 깊이가 6㎝로 더욱 선명하다. 걸음 너비는 약 52㎝이며, 걸음속도는 시속 3.4㎞로 추정된다. 이곳 역시 퇴적암 지대로 2개의 지층에서 각각 1개의 보행열이 나타난다. 호수의 가장자리를 거닐던 4족보행의 초식 용각류 공룡이 남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천공사 이전엔 노란 페인트로 화석산지 표시를 해 두었지만 공사를 하면서 화석산지 둘레 암반에 쇠꼬챙이를 박아 울타리를 쳤는데 그 충격으로 균열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더욱이 지난 여름철 폭우로 굽어지고 휘어진 쇠꼬챙이에는 온갖 쓰레기가 걸려있었다. 시공건설사 측에 전화를 하니 “내년 3월 말 정비 공사가 끝나면 간판을 설치하겠다”고 해명했다.

박두광 교사는 “풍화와 침식을 최대한 늦출 수 있도록 화석 주변에 흙과 잡풀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위군 의흥면 이지리 공룡발자국

지난 6일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정만진 대구지오 자문위원, 임성규 경북대 지구과학교육과 명예교수, 한도식 영남문화재연구원 연구실장과 함께 군위군 의흥면 이지리 405, 소하천 내 퇴적암지층에 있는 공룡발자국 화석산지를 답사했다.

이곳은 영남문화재연구원 조사연구팀이 인근에 발굴조사를 가다 우연히 공룡발자국을 발견해 영남일보에 제보한 곳이다.

공룡발자국 규모는 가로 27㎝, 세로 27㎝, 깊이 6㎝이고 발자국 수는 25~30개였다. 2개의 보행렬 범위는 길이 9m, 폭 3m에 이르렀고, 방향은 남서쪽에서 북서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물속 하천바닥에 공룡의 보행열이 하나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하천 외벽이 시멘트 콘크리트 옹벽으로 막혀 나머지 발자국은 찾을 수 없었다.

고생물학계 권위자인 임 명예교수는 “최근 발견된 공룡발자국 중 족흔이 양호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임 명예교수는 “4족보행의 초식공룡인 용각류와 2족보행의 조각류 공룡, 육식공룡인 수각류 공룡의 발자국도 함께 보인다”면서 “3종류의 공룡이 한곳에서 동시에 발견되는 것은 드문 현상”이라고 했다.

박승규 영남문화재연구원장은 “공룡발자국 화석산지 부근은 군위군이 추진하는 삼국유사 가온누리조성사업지역이라 이와 연계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산지 위치 발자국
화석수
종류 상태
용각류 조각류 수각류 보행열
1 동신교 근처 57개 O     O 물에 잠겨 있음
2 남구 봉덕동 고산골 10개     O O 형태가 흐릿함
3 북구 노곡동
경북고속도로 절개지
77개 O O O O 암석이 잘 부서짐
수풀에 덮여 있음
4 수성구 매호천 하상 35개 O O O O 피복된 상태로 있음
5 수성구 욱수천 하상 25개 O     O 하천 공사중 관리 불량
6 동구 지묘동 17개 O       매몰됨
7 달서구 신당동 2개   O     경북대자연사박물관 소장
8 남구 봉덕동 
미리내아파트 앞 계곡
2개 O       관리 불량
9 수성구 지산동 야산 계곡 5개 O     O 보존 처리 안됨
10 수성구 이천동 배수로 5개 O       하천정비 작업으로 파손됨
11 동구 신서동 계곡 5개 O       관리 불량
총계 240개 9 3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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