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의존 관례에서 탈피…中企 밀착지원 강소기업으로 육성”
권기용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장이 구미국가산업단지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
권기용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장(52). 그는 대구·경북에서 최장수 본부장으로 통한다. 산단공에서 3년째 대구경북본부장으로 근무한 것은 권 본부장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2년의 임기가 끝날 무렵인 지난해 말 그에겐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그를 믿고 의지하던 구미산단 경영자협의회원과 중소기업 대표들이 그에게 잔류를 요청한 것이다. 전례가 없던 중소기업주들의 간곡한 부탁을 산단공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2016년 1월 취임한 권 본부장은 구미산단 재도약을 목표로 △산업단지 구조 고도화 △클러스터 운영 △구미5단지 조성 및 조기 활성화 △산업단지 안전·일자리 창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권 본부장에게 구미산단 현주소와 중점 사업을 들어봤다.
내륙 최대의 수출기지였던 구미산단
생산·수출·고용 악화로 동력 떨어져
산단공 대경본부 산업현장 돌보미役
구조고도화·미니클러스터 지속 추진
노후 산단에‘창업·혁신 인프라’확충
일자리창출 매진 청년실업 해소 앞장
■ 약력: △안동고 졸업 △대구대 무역학과 졸업 △1991년 한국산업단지공단 입사 △2005년 서남본부 기획평가팀장 △2007년 중부본부 기술지원팀장 △2015년 본사 기획팀장 △2016년 대구경북지역본부장
▶구미국가산업단지의 현주소는.
“1971년 한국전자공업공단으로 문을 연 구미산단은 국내 최대 전자산업 집적지와 내륙 최대 수출기지로 발돋움하면서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1970~80년대 구미산단 1~2단지는 섬유·컴퓨터·반도체 업종, 1990년대엔 백색가전·전기전자 업종, 2000년대엔 반도체·휴대폰·LCD 등 IT 모바일 중심 첨단 산업구조로 개편됐다. 2010년부터 4단지엔 이차전지·태양광·그린에너지 등 첨단 IT융합·신재생에너지 산업이 자리 잡았다. 구미산단은 2013년 최대의 수출 성과(367억달러)와 무역수지 흑자(245억달러) 달성으로 한국 경제의 심장이 됐다. 하지만 생산·수출·고용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지난해 말엔 수출이 288억달러로 감소해 동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세계적 경기 침체와 중국 경제성장에 따른 글로벌 경쟁 심화·대기업 해외 및 수도권 이전 등으로 올해 경기 전망도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산단공 대경지역본부를 소개한다면.
“1971년 중부산업단지관리공단으로 시작한 대경지역본부는 47년간 대구·경북지역 산업용지 조성, 공장설립 등 업무를 전담하는 산업단지 지원기관이다. 입주기업의 서비스 수요를 먼저 파악하는 산업 현장 돌보미와 기업 파트너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엔 구조고도화·클러스터·일자리 창출 등을 추진하고 있다. 구조고도화사업은 노후 산업단지에 산업구조고도화시설, 첨단 업무시설, 주거·편의·문화·복지시설을 갖추는 것이다. 산업부지를 개발 용도에 따라 바꿔주는 민간 개발투자사업이다. 구미산단에선 2009년 12월 1단지가 구조고도화사업 시범단지로 지정됐고, 2016년 9월엔 2·3단지 구조고도화 계획을 수립했다. 산단 조성 20년째인 올해는 4단지 구조고도화 계획 수립에 필요한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9개 사업에 2천398억원이 투자됐다. 이 가운데 931억원이 투입된 산학연융합단지·구미산학융합지구·구미근로자 기숙사·산재예방시설·스포츠콤플렉스 등 6개 사업이 완료됐다. 산단운동장을 활용한 융복합집적지 조성 2개 사업(전자의료기기 지식산업센터·주거용 오피스텔)과 민간이 보유한 유휴부지 활용 민간대행 사업(도시형 생활주택) 등 3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6월 착공한 지식산업센터는 정부·경북도·구미시 예산이 투입된 사업으로 향후 R&BD 및 글로벌 의료클러스터의 거점 인프라가 될 것이다. 지난달 28일 준공된 스포츠콤플렉스는 구미산단 내 근로자의 건강 증진과 대규모 스포츠 행사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 특성 반영한 미니클러스터는 뭔가.
“산업집적지 경쟁력 강화 사업은 2005년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사업으로 시작해 올해 14돌이 된 산단공의 대표적 중소기업 지원사업이다. 대경지역본부는 구미·성서·경산의 전략 산단을 중심으로 12개 미니클러스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업 회원 877명을 포함해 회원 1천59명이 기술경영 세미나, 기업방문 교류회, 공동연구개발, 해외시장개척 등 690회 네트워크 활동을 했다. 이를 통해 발굴한 R&D과제 20건에 35억7천만원, 비R&D과제 75건에 8억8천만원을 지원했다. 구미(한국)-후쿠오카(일본)-클락(필리핀) 산업교류전, 쿠알라룸푸르 비즈니스 상담회, 한국-태국 글로벌 교류협력전 등 글로벌 교류협력으로 320건의 수출 상담과 77만9천달러 계약 성과도 거뒀다. 해외취업 활성화에 필요한 경북 일자리 창출 예산 1억5천만원을 확보해 취업 준비생 역량강화 교육과 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구미산단의 새로운 먹거리산업으로 떠오른 탄소산업 육성에 필요한 탄소소재 공정기술 전문인력양성 교육(11회)으로 146명의 기술인을 양성했다. 이 밖에 기술지도·시제품 제작 지원 10개사, 탄소 관련 기술이전 중계 활동 상담 5건·계약 1건의 성과를 올렸다. 지난해 구미산단에 신규기업 240개사를 유치하고 공장설립 171건을 승인했다. 지난해엔 취약시설 안전점검 25회, 소방안전 교육훈련 7회, 재난예방 홍보 35회의 실적을 냈다.”
▶일자리 창출 활동은 어떠한가.
“중소기업은 인력이 부족하고, 구직자는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이다. 인력 미스매치는 산업단지의 영원한 숙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찾아가는 현장면접·채용박람회·인력양성 협의체 운영·기업투어 등 청년고용창출 사업이 필요하다. 대경지역본부는 고용부 인턴제사업에 직접 참여해 정부 고용창출사업 전진기지를 맡고 있다. 경북 일자리 창출사업 운영기관 평가에서 5년 연속으로 일자리 창출 우수기관 상위 10%에 선정됐다. 춘하추동 채용박람회, 찾아가는 현장면접, 인턴제사업을 통해 813명이 직장을 얻었다. 산업단지 인식 개선과 취업 연계 기업탐방엔 학생·교사 등 159명이 참여했다. 전국 19개 산업단지에서 활동하는 22개 경영자협의회 연합 협의체인 한국산업단지 경영자연합회에 <사>구미산단경영자협의회가 가입돼 있다. 이 단체는 산업단지 창의·혁신 포럼, 지역경협 교류활동, 산경련의 날 운영, 산단 경쟁력 제고 공동사업에 앞장서고 있다.”
▶향후 대경권본부 사업 계획은.
“산업단지 구조고도화 사업으로 노후된 구미산단에 첨단 업무시설, 주거·편의·문화·복지시설을 확충해 청년들이 일하고 싶어 하는 산업단지로 탈바꿈시킬 것이다. 전자의료기기 지식산업센터·스마트공장 확대를 통해 창업·혁신 인프라를 확충하겠다. 또 도시형 생활주택·오피스텔을 건립하고, 국토부·지자체 재생사업과 연계해 비즈니스호텔·복합물류센터·근로자건강검진센터 등을 유치하겠다. 대기업에 의존하던 관례를 탈피해 중소기업 특화산업에 필요한 별도의 협의체 구성도 구상하고 있다. 중소기업을 강소기업으로 키우는 ‘G-스타기업 2575사업’도 추진한다. 이 사업은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우수 중소기업을 구미 대표 핵심기업으로 육성하는 게 골자다. 유관 기관 협업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일정 기간 밀착지원 서비스를 제공해 강소기업으로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부터 해마다 5개사를 발굴해 기업 로드맵 구축·기술 개발·마케팅·품질 경영 등을 지원한다. 다음 달 15일엔 전국 산업단지 최초로 2018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을 펼친다. 산업단지 안전관리 역량 강화를 통해 불산사고와 같은 산업재해를 미연에 방지하고, 불의의 사고 때 신속한 재난대응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산단공이 설치하는 일자리지원센터는 채용박람회·도제학교·기업투어 등을 통해 구인 기업과 구직자를 매칭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글·사진=구미 백종현기자 baek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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