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을
울릉도로 이끈 울릉 출신 공무원의 한마디
1박2일 방문 울릉도 근대화의 시작
옛 울릉군수 관사는 지금 박정희 기념관
지난 2015년 울릉군수 관사로 사용하던 곳을 개조해 문을 연 박정희기념관 모습.<울릉군 제공> |
"울릉도를 이렇게 내팽개쳐 둘 거라면 차라리 일본에 팔아버리지요."
경북 울릉도 도동 시내에 있는 박정희 기념관(옛 울릉군수 관사)에 새겨진 문구다. 울릉도 출신 공무원의 고언은 박정희 의장을 울릉도로 이끌었다. 1962년 10월 11일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은 군함을 타고 울릉도 도동항에 도착해 옛 울릉군수의 관사에서 당시 박창규 울릉군수, 이일선 울릉도의원 병원장, 민기식 1군 사령관, 이맹기 해군참모총장 등과 저녁 식사를 나누고 하룻밤을 묵었다.
박정희 의장(오른쪽 두번째)의 울릉군청 방문모습.울릉군 제공 |
박정희 의장(왼쪽)이 울릉군청에서 울릉도 현안에 대한 상황을 보고받는 모습.울릉군 제공 |
이날 운명의 하룻밤은 울릉도 근대화의 시작이 되었다. 한국전쟁 이후 울릉도는 그야말로 야생 그 자체였다. 험준한 산에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으로 제대로 된 길이라곤 당연히 없었을뿐더러 위험하기 짝이 없었다. 그나마 주민들에 의해 작은 왕래길 정도가 개설됐지만, 겨울이 되면 폭설로 길이 막혀 이동할 수 없었다.
1960년대 초 도동항의 모습. 방파제나 접안시설이 없어 여객선이 도동항 입구 바다위에 정박해 있다.<울릉군 제공> |
울릉도를 방문한 직후 박 의장의 지시로 울릉도 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해 1963년 3월 8일 각의에서 의결돼 정부의 지원으로 본격적으로 울릉도 개발이 시작됐다. 이 계획은 울릉도 정기여객선의 취항, 방파제와 접안시설 신설, 울릉도 일주도로 개설, 수력발전소 착공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계획에 따라 어업 전진기지인 저동항과 울릉도의 관문 도동항 개발을 필두로 7곳의 어항을 신설하는 공사가 시작됐다. 수산청·항만청·경상북도·울릉군 등 4개 관청에서 총 187억 7천650만 원의 경비를 투입해 울릉도의 면모를 일신하는 건설공사가 시작됐다. 또 박 의장은 울릉도의 어린이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격려했고 1966년에는 홍순칠 등 독도의용수비대원을 청와대로 초대해 만찬을 베푸는 등 울릉도·독도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경북 울릉군 도동 시내에 지난 2015년 울릉군수 관사로 사용하던 곳을 개조해 문을 연 '박정희기념관 모습.<울릉군 제공> |
박정희 기념관 내부 모습. 벽면 위쪽에 박정희 의장을 울릉도로 이끈 유명한 문구가 새겨져 있다.<울릉군 제공> |
1962년 10월 10일 박정희 의장이 울릉도 방문 당시 울릉군수 관사에서 가진 만찬 장면을 재현해 놓았다.<울릉군 제공> |
전시관은 나무로 된 집과 밖에는 향나무로 장식된 정원, 대나무로 된 담장 등이 인상적이다. 집 뒤쪽엔 일본 강점기에 판 방공호도 남아 있다. 1962년 울릉도를 방문했던 박 의장이 섬을 방문, 시찰 모습의 밀랍 인형과 사진, 가옥에서 하룻밤(다다미방), 야외 포토존, 영상 등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꾸몄다. 시찰 당시 영상과 글씨도 함께 전시해 당시 박 의장의 다양한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다. 또 현재 울릉도가 발전한 모습들도 많이 전시돼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임정원 〈울릉군 문화관광해설사〉
정용태 기자 jy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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