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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의영〈하이투자증권 과장〉 |
그동안 XR(확장현실)기기에 대한 인식은 게이밍 및 산업용 기기로 한정됐다. 그러나 언택트 시대를 거치며 메타버스가 부각됨에 따라 가상현실의 몰입감을 더해줄 매개로의 인식 전환이 발생했다. 메타 플랫폼스는 'XR 기기가 일하고, 놀고, 운동할 수 있는 가상공간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XR기기 시장이 니치(niche·틈새)한 영역에서 벗어나 필수재가 될 조건을 마련한 것이다.
특히 올해가 기대되는 이유는 빅테크인 메타와 애플의 신제품 출시가 계획되어 있기 때문이다. 메타는 올해 출시를 목표로 하이엔드 XR기기인 '프로젝트 캠브리아'를 준비 중이다.
세부 사양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VR(가상현실)와 AR(증강현실)을 혼합한 기기일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기능으로 △내부 센서를 이용해 사용자의 표정을 인지하고 이를 메타버스 상의 캐릭터에 반영하여 비언어적 표현을 가상 세계에 입힐 수 있을 것 △전면 카메라를 통해 기기 너머의 현실을 가상현실과 융합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애플은 내년 1분기에 XR기기를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부품 양산은 올 하반기에 시작될 것이다. 애플이 10억명 이상의 충성도 높은 유저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 시 이들의 신제품 출시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할 것이다.
애플에 있어 XR기기는 단순 하드웨어가 아닌 콘텐츠를 더욱 정교하게 만드는 매개이자 동시에 콘텐츠 소비의 플랫폼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애플의 성장 전략은 '하드웨어 판매를 통한 OS 유저 베이스 확대' → '배타적 콘텐츠 매출 확대' → 'Lock-in 효과 강화'로 요약할 수 있다. 서비스 매출 비중의 지속적인 확대가 이를 방증한다. 같은 맥락에서 애플의 XR기기는 유저 베이스 확대 → 신규 콘텐츠 매출 확대로 이어질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게임을 포함한 다양한 가상현실 애플리케이션이 출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빅테크 업체들의 참전은 HW 및 SW 측면에서 가상세계 확대의 도화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몰입감을 높이기 위한 기기 성능의 진일보는 물론이고, 방대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생태계를 통해 양질의 콘텐츠 공급이 용이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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