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20214010001455

영남일보TV

  • [TK큐] 보이지 않는 사람까지 생각한 설계…웁살라의 이동권
  • 달성청춘별곡 시즌2, 현풍읍 중8리…웃음과 노래로 하나 된 마을

우리 몸 면역세포 70%가 사는 장(腸), 섬유질 식단으로 유익균 늘리세요

2022-02-15

건강한 사람 장내에는 유익균 30% 중간균 60~65% 유해균 5~10% 존재

중간균은 장내환경 따라 역할 변화…채소·통곡물 등 유익균 증식 도움

항생제는 유익균 사멸시켜 주의…유산균 섭취 도움되지만 맹신 말아야

2022021401000349400014551

코로나19가 2년가량 이어지면서 면역력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공격은 현재 개발된 백신으로 방어가 가능하지만 앞으로 어떤 새로운 바이러스가 우리를 공격해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현재는 부스터샷에 이어 4차까지 백신 접종을 해야 하는 문제가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는 백신이 언제 개발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만큼 또 다른 바이러스가 창궐할 경우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 우리 몸을 건강하게 지킬 자신만의 방패는 확보해 둬야 하는 셈이다.

면역은 생물이 감염이나 질병에 대항해 병원균을 죽이거나 무력화하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외부에서 들어온 병원균에 저항하는 힘이다.

이런 면역력은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선천면역, 코로나19 백신접종 등과 같은 예방접종이나 감염으로 인해 생기는 후천 면역으로 나눌 수 있다.

◆유산균과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은 몸속의 포도당이나 유당과 같은 탄수화물을 분해해 유산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유산균뿐만 아니라 장내에 생존하면서 인체에 유익한 작용을 하는 기능성 세균을 통칭해 '프로바이오틱스'라고 부른다. 프로바이오틱스가 활동하는 장은 우리 몸의 거대한 '면역기관'이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 중 70%는 장 안에 살고 있고 유산균은 소장 점막이 외부 항원에 의해 손상됐을 때 항체 생산을 도와 장내 침입자들을 막는 역할을 한다. 유산균 덕분에 면역세포가 건강하면 나쁜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몸 안에 침투했을 때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고, 쓸데없는 과민반응으로 각종 알레르기나 자가면역질환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게 된다.

물론 장 속에 유익한 작용을 하는 세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장 안에 살고 있는 균은 수천 종에 이르고 이 가운데 정체와 역할이 제대로 밝혀진 세균은 20~30%에 불과하다. 이런 수천 종의 세균은 유익균, 유해균, 그리고 중간균으로 나눌 수 있다.

장내에 있는 유익균은 락토바실러스와 비피더박테리움, 유해균으로는 장염을 일으키는 클로스트리디움과 이질의 원인인 살모넬라, O157을 일으키는 대장균 등이 대표적이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장내에 유익균이 30%, 유해균이 5~10%, 중간균이 60~65%의 비율로 존재한다. 중간균은 장내 환경에 따라 유익균의 역할을 할 수도 있고 유해균에 합세할 수도 있다. 장내에 사는 유익균과 유해균은 끊임없이 세력 다툼을 벌이며 건강을 좌지우지한다. 그런데 주로 먹는 음식에서 비롯되는 몸의 상태에 따라 장내 환경이 유해균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면 각종 면역 관련 질환과 장염 등 소화기질환 등에 시달리게 된다. 유해균과 중간균이 세력을 확장해서다.

엄마의 배 속에 있던 아기의 장은 무균 상태다. 아이는 태어나면서 다양한 균들을 받아들이고 수많은 미생물이 장의 구석구석까지 자리 잡게 된다. 그렇게 출생 후 6개월 내에 면역의 70%가 결정된다. 모유나 먹는 음식에 따라 장내 세균의 구성이 완성되는 데는 3년가량이 걸리고, 이후에는 평생 거의 비슷한 구성의 장내 세균을 갖고 살게 된다.

모유를 먹는 아기의 장에는 분유를 먹는 아기보다 훨씬 다양한 세균들과 그로 인해 자극을 받은 면역 세포들이 자리 잡는다. 모유에는 유산균의 먹이가 되는 올리고당이 분유에 비해 많이 함유돼 유산균의 증식을 도와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유를 먹는 아기가 분유를 먹는 아기보다 면역력이 높고 각종 감염성 질환에 덜 걸리게 된다. 하지만 첫돌이 지나고 모유나 분유 대신 밥을 먹게 되면 차이가 거의 사라지는 만큼 분유를 먹인다고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세균 균형을 유지해야

장내에 나쁜 균의 비율이 높아지면 설사와 변비가 잦고 염증으로 복통을 자주 느끼게 된다. 나이가 들거나 식습관, 스트레스 등에 의해 세균의 균형이 깨지기도 한다. 유익균이 줄어들면 장 기능이 악화되고 면역세포의 기능이 떨어져 각종 질환에 쉽게 걸리게 된다. 에너지 생산이 줄어 만성 피로에 시달리거나 각종 위장장애, 설사, 변비, 대사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장내 세균의 균형을 해치는 것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항생제다. 항생제는 유해균뿐만 아니라 애써 장내에 자리 잡은 유익균까지 사멸시켜버리기 때문이다.

장내에 나쁜 균들이 많이 생겨나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음식'이다. 나쁜 균은 동물성 지방이 풍부한 육류나 설탕을 즐겨 먹고 자라고 인스턴트식품과 탄산음료, 식품첨가물이 많이 든 음식, 기름진 음식, 술, 담배 등도 유산균의 적이다.

반대로 좋은 균들은 채소에 많이 있는 섬유질이나 올리고당 등 양질의 당을 먹으면서 힘을 키운다. 그런 만큼 과일과 채소, 통곡물 등 유산균 증식에 도움이 되는 식품을 꾸준히 먹는 것이 중요하다. 김치나 된장, 간장, 청국장, 젓갈류 등 발효식품도 장에 서식하는 유산균을 돕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당장 식습관을 바꾸기 어렵다면 유산균 제품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외부에서 들어온 유산균은 장에 쉽게 정착하지 못하는 만큼 매일 먹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장에서 밀려나 버린다.

장 기능이 약할 경우 무작정 유산균을 먹기보다는 3개월가량 복용해 보는 것이 좋다. 증상 개선이 없다면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 유산균은 아토피 피부염이나 이유 없는 잦은 복통에도 효과가 있다.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 등 난치성 질환의 경우 고농도 유산균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단일균 제품보다는 혼합유산균이 낫고 유산균 수가 많을수록 좋다.

김영진 대구 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장은 "유산균 제품을 꾸준히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되는 것은 맞지만 맹신하는 것은 곤란하다. 유산균은 다른 의약품과 달리 정확한 기전이 밝혀지지 않았고 효능이 다양해 표준화된 실험도 아직은 부족하다"면서 "장내 유산균이 잘 살 수 있도록 장의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유산균 제품은 보조식품으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김영진 대구 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장

기자 이미지

노인호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